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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다시 공장가동 시작했지만...

<현장> '대규모 감원설'에 비정규직들 우려 확산

"솔직히 불안하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다는 불안감과 그래도 다시 일을 시작했다는 안도감에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다"

보름동안의 원치 않던 장기 휴가를 뒤로 하고 5일 다시 공장에 출근한 GM 대우 부평 공장 노동자가 한 말이다.

국제 경기침체와 내수 판매 부진으로 지난 해 12월 22일부터 공장 조업을 전격 중단했던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GM 대우차 부평 1공장이 당초 2일로 잡았던 조업 재개일을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이날 다시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공장 굴뚝에서는 다시 연기가 뿜어나왔고 공장 안 주차장은 직원들의 자가용으로 꽉 들어찼다. 굳게 닫혔던 정문에서는 점심시간이 되자 작업복을 입은 수십여명의 직원들이 무리를 지어 나오는 등 보름여만에 공장 인근 식당가도 오전부터 공장 노동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등 활기를 되찾았다.

보름만에 공장 가동 "그러나 불안하다"

부평 1공장은 이날 주야간 2개조 직원 6천여명이 출근했다. 그러나 모처럼 공장이 활기를 되찾았음에도 직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여전히 부평 2공장을 비롯해 창원 공장 일부 라인의 기계들이 멈춰서있기 때문이다.

부평 2공장의 경우 6천여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계속 장기 휴가중이다. 이미 지난 해 12월 1일 처음으로 조업을 중단해 한 달 넘게 문을 닫았던 2공장은 이미 오는 13일로 공장 가동일이 늦춰진 데 이어 현장에선 18일로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돌고 있다.

12년간 생산라인에서 일해온 강 모씨는 "서로 내색은 안하지만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다"며 "2공장도 다시 움직여야 안정을 찾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요즘 속이 터져서 인터넷도 켜지 않는다"며 "마치 우리가 당연히 쓰러질 것 처럼 써대면서 어려움만 부각시키고 자꾸 2001년을 언급하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기정사실화되는 데 마치 언론이 그걸 바라는 것 같다"고 언론보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GM 대우는 지난 2001년 국내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한 아픈 기억이 있다. 대우자동차의 GM 매각설이 흘러나오던 그해 2월 회사는 1천753명의 정규직 직원들에게 해고통지서가 담긴 우편물 1통을 보냈다. 1997년 정리해고법이 통과된 이래 최대 규모의 감원이엇다. 2003년부터 2006년 3월까지 1천647명의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했지만 직원들에게는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구랍 22일 가동을 중단했던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GM대우 부평 1공장이 5일 조업을 재개한 가운데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정규직부터 우선 정리해고될 것" 사내 감원 우려 확산

악몽에 가장 몸서리치는 이들은 부평 1, 2 공장 전체 직원 1만1천여명 가운데 2천5백여명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지난 해말부터 사내에서는 구체적인 감원규모와 감원시기에 대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해 분위기가 흉흉하다.

'2001년과 비슷한 수준인 1천6백여명의 감원될 것이다' '1월 중순 노사가 정리해고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선적으로 정리해고 될 것이다' 등 소문은 소문으로 그치지 않고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1공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2공장의 휴업이 13일로 연기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 지회 관계자는 "일단 13일 주야간조가 모두 출근하는 것으로 확정이 됐지만 휴업 전후로 워낙 사내 안 좋은 소문들이 들리고 있어 다들 불안해 하고 있다"며 "주야간 2개조를 고정 주간조로 돌리면서 남는 정규직을 비정규직 자리에 배치시킬 것이라는 계획도 정규직 노조나 사측이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휴업 기간에 회사에서 집 주소를 확인하는 전화를 걸고, 일부 하청회사는 공정을 통폐합하며 오버 TO(과잉인력 표)를 만든 곳도 있다. 또 이미 지난 해말 나온 사측의 생산계획을 보면 근무일수를 1월 한달간 8일로 못박았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벌써부터 휴업이 한 달을 넘어가면서 가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생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노동자들의 감원이 근본적인 대처법이 되야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2005년부터 3년 내리 흑자를 낼 때 회사는 뭘 했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역경제도 초비상

GM 대우의 위기는 단순한 기업 차원을 넘어선다. 부평공장을 바라보며 주변 상권을 유지해 온 인근 상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정문 인근 식당 관계자는 "당분간은 예전 수준은 아니라도 매출이 유지되겠지만 솔직히 이번에 보름 넘게 제대로 된 장사를 못했다"며 "어렵다는 소식만 들려와서 가게를 옮기기 위해 알아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부평공장 담장을 비롯해 부평구청, 인근 공원, 대로변, 상가건물 등 공장 주변 곳곳에는 'GM대우차 택시만 이용하자', '인천기업 GM 대우를 살리자'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그러나 또 한 켠에는 '비정규직 우선 해고 반대, 해고자 원직 복직', '정규직-비정규직 총고용 보장' 등 한껏 날 선 현수막도 동시에 자리를 잡았다. GM 대우의 불투명한 앞날만큼이나 불안한 노동자들의 우려가 담겨 있는 풍경이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8 7
    경제신

    슨상과 개구리가 좀 안 사주냐?
    신자유 전도사들인.

  • 7 9
    111

    문제는 차야....4바퀴로 굴러다니는 차 ... 자동차가 팔리지 않는다는것이지
    앞으로 소량생산으로 버텨야 하죠
    대량생산을 하여 ..... 돌리던 시절이 아니므로.
    생산된 차 산더미 쌓여있다며...팔리지않아서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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