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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의 합병대상, '하나'냐 '우리'냐

황영기 KB회장 '합병 추진' 선언에 은행계 술렁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신년화두로 '은행 인수합병(M&A)'을 들고 나와, 새해 은행권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인수합병 전쟁 등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황영기 "주도적, 선제적으로 M&A 추진"

황영기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2009년도에는 금융환경이 매우 어려울 것이므로 금융회사들이 합병 등을 통해 생존 가능성을 담보하고자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KB금융지주 역시 금융산업 내의 통합현상에서 예외적인 존재가 되기 어려운만큼 보다 주도적이자, 선제적으로 M&A전략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사실상의 합병 전쟁 선언이다.

황 회장은 지난해 K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직후부터 은행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혀왔다. 그는 합병 대상으로 신한은행을 제외한 하나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을 모두 거론하기도 했고, 합병 시기로 2009년 상반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발후 은행들이 달러화-원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내년 상반기에는 어렵겠다"며 한걸음 물러섰다. 그랬던 황 회장이 다시 2009년 신년사를 통해 "주도적이고 선제적인 M&A"를 선언하고 나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적자금 안받겠다"는 메시지

금융계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공적자금 도움없이 당면한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은행들을 통한 준공적자금 투입으로 은행의 건전성을 보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준공적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은행 경영에는 최대한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나 은행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관리아래 들어가게 될 것이란 걱정을 하고 있는 것.

더욱이 올 들어 건설-조선-자동차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은행부실이 급증하면서 준공적자금이 아니라 공적자금이 직접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은 국회의 사전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국회는 은행 부실의 원인을 파헤치는 작업에 본격 돌입하게 되고, 그럴 경우 2006년 우리은행장 시절 은행권에 대출 전쟁을 촉발시킨 황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공적자금 없이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필요성이 절실한 것이다.

그러면 은행 합병이 과연 위기의 탈출구가 될 수는 있을까.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도 씨티은행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자 미국 5위의 은행인 와코비아은행 인수를 적극 추진한 바 있다. 씨티은행은 그후 미국 정부로부터 두차례에 걸쳐 천문학적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내부 부실이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나, 부실은행 주제에 무슨 와코비아 인수 시도를 했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씨티의 부실이 심각했기에 와코비아 인수를 시도했다는 역설적 분석도 나왔다. 와코비아 인수를 통해 덩치를 부풀려 대외적으로 고객들에게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예금유치를 확대, 정부지원없이 위기를 극복하려 한 게 아니냐는 풀이였다. 황영기 회장이 꺼내든 은행 합병 카드도 씨티은행의 발상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금융계는 분석하고 있다.

국민은행 파트너, 하나은행이냐 우리은행이냐

그러면 다음 관심사는 과연 황 회장이 꺼내든 은행 합병에 호응할 은행들이 있겠느냐는 것.

여기서 우선 간과해선 안될 대목은 현금으로 다른 은행을 사들일 여력이 지금 국내 시중은행들에겐 없다는 사실이다. KB금융지주만 해도 금융지주 출범과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까닭에 BIS비율이 급락하면서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말 후순위채 발행 등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따라서 합병은 현금이 안들어가는 주식 합치기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황 회장이 생각하는 합병 대상에서 외환은행은 빠지게 된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돈을 받고 은행을 파는 거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역시 경제위기 발발후 정부의 기업자금 지원 창구가 되면서 민영화 시기가 수년 늦춰진 만큼 합병대상이 못된다.

그렇다면 남는 은행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뿐이다. 국민은행과 덩치가 비슷한 신한은행과의 합병은 황 회장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경우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뜻이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4대 시중은행중 가장 덩치가 작다는 것도 시련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합병을 검토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김승유 회장과 황영기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MB인맥'이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합병후 김 회장과 황 회장의 역할 분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아직 공적자금이 회수되지 않은 상황인만큼 '정부 의지'가 결정적이다. 때문에 우리은행의 합병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은행과의 합병시 정부 지분이 존재하는 준공기업화한다는 점에서 국민은행 지분의 70% 가까이를 갖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이 선뜻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같은 개연성에도 불구하고 과연 합병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합병에는 주주의 이해관계, 노조 등 직원들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합병시 중복점포 정리 및 이에 따른 감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노조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합병을 주장하고 나선 인물이 다름아닌 'MB 금융인맥'의 실세중 하나인 황 회장이란 점에서 합병은 올해 은행권의 최대 뇌관중 하나로 작용할 것이란 게 금융계의 일반적 관측이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4 개 있습니다.

  • 9 4
    되는대로

    황영기, 이건희 장학생이
    국민은행에 있는 한
    국민은행은 국민의 은행이 아니다

  • 8 5
    친절한금자씨

    음 MB맥들은....
    "주도적, 선제적 " 이런 단어를 즐겨쓴다.
    주변에 이런 단어 즐겨 쓰는 사람들 앞에선...현정권 욕하면 안됨.
    쥐도새도 모르게가 아니고
    쥐만 알고 새는 모르게 잡혀갈지 몰러....ㅋㅋㅋ

  • 11 12
    111

    덩치만 키우고 속은 대부업체 ㅋㅋ
    속빈강정...... 대출이자로 먹고 사는 은행.

  • 12 6
    김증일

    공자금은 국민세금이다
    공자금 슬쩍하는 놈들은
    저승가서라도 잡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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