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맥케인, '최후의 네거티브' 공세 준비
[김동석의 뉴욕통신] 대선 마지막 변수 ‘브래들리 효과’
맨해튼의 금융시장을 살리지 못하면 함께 죽는 공동운명의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 중국까지도 미국정부와 공동보조를 취했다. 월스트리트의 국제 투기꾼들이 그렇게 국제적인 네트워크망을 걸어놓았기 때문이다. 소위 금융대란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대처이다. 국제사회가 동시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역사에 없던 일이다. 글로벌 대처효과로 지난 13일 월요일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급등하면서 잠깐의 회복세를 알렸다. 맥케인측의 지지율이 순식간에 올랐다.
마지막 후보토론회가 열린 지난 수요일 다시 다우존스가 폭락했다. 오바마가 지지율의 격차를 10% 이상 벌리면서 앞지르게 되었다. “오바마 대세론”이란 용어가 공중파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에 마지막 후보토론회가 열렸고 존 맥케인은 절박한 심정으로 토론에 임했지만 판세에 영향을 줄만한 적시타를 치지는 못했다. 꼭 보름을 남겨두고 존 맥케인측은 이대로 주저앉는가, 아니면 마지막 홈런을 위한 안타거리를 궁리하는 절박한 상황에 빠졌다.
맥케인캠프의 수석 보좌관 중에 2004년 부시-체니 진영에서 칼 로브와 함께 실력을 발휘했던 30대의 스티브 슈미트가 있다. 네거티브 전략의 대가이지만 전혀 티를 안내는 꾀돌이로 소문난 전문가다. 미디어 요술사로 소문난 찰리 블랙, 그리고 오바마측에서 가장 신경를 곤두세우고 있는 플로이드 브라운이 있다. 브라운은 정치컨설턴트계의 가장 경험 많은 인신공격전문가이다. 1988년 대선 당시 인종문제와 범죄에 대한 유권자의 공포를 이용해 민주당의 마이클 듀카키스를 낙마시킨 악명높은 ‘윌리 호튼’광고를 제작한 장본인이다. 지난주 오바마가 과격한 테러단체의 회원과 깊게 연루되어 있다는 비방성 소문이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오하이오에 퍼졌다. 플로이드 브라운의 작품이다. 공산주의 과격단체 ‘웨더 언더그라운드’의 회원이었던 ‘빌 아이어스’와 오바마를 연결시킨 장본인이 플로이드 브라운이다. 사실 빌 아이어스(Bill Ayers)는 현재 시카고대학 교수이고 오바마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서 아이들의 같은 학교 학부모이다. 바로 그것을 엮어 낸 것이다.
맥케인 캠프에는 플로이드 브라운을 능가하는 네거티브 전문가가 몇 명이 더 있다고 한다. 과연 맥케인이 이들 인신공격 전문가들의 네거티브 시도를 막아 낼 의지가 있겠는가가 관건이다. 전당대회 직후 사석에서 맥케인은 취재기자들과의 담소도중에 “ 대선운동에서 항상 발언권을 가지려는 다양한 외곽조직의 ‘심판자’ 역할을 자임하진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적극적 네거티브 의지라고 해석해도 될 발언이다.
맥케인측은 점점 네거티브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네거티브(인신공격과 비방캠페인)는 지지율에 밀리고 있는 후보가 한방에 앞지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다. 어젠다는 가장 민감한 ‘인종문제’이다. 마지막 후보토론회 이후 소위 '브래들리 효과(Breadley effect)'란 언급이 미디어에서 급증했다. 브래들리 효과란 백인유권자가 유색인종 후보를 “지지는 하지만 찍지는 않는다”란 것이다. 소위 연애는 해도 결혼은 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1982년 흑인인 탐 브래들리 LA시장이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직전까지 지지율에서 크게 앞섰는데 정작 개표결과 떨어진 것을 가르켜 선거용어로 그렇게 부르고 있다.
맥케인 진영에 포진된 네거티브 고수들이 그냥 있을 리 없다는 것이 선거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바마측에선 전국적으론 네거티브를 무시할 것이고 격전이 펼쳐지고 있는 ‘스윙스테이트’에선 신속하게 받아 친다는 전략이다. 대통령선거 보름을 남겨둔 전문가들의 전망 속에 미국과 세계의 운명을 가름할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5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다. 최근에는 미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2008년 미국 대선이 열리는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현장을 모두 찾아 대선 현장을 생중계하고, 이를 한국과 한인들의 미국내 정치력을 높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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