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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끝나자마자 '환율 태풍' 강타

16.4원이나 폭등, 한은 "환율은 물가 수단 아니다"

원.달러 환율이 25일 16.4원이나 급등한 1,078.9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04년 11월 17일의 1,081.40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베이징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우리나라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드는 양상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 종가보다 2원 오른 1,064.5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몰려들면서 폭등 양상으로 급변, 곧바로 1070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1,072원 선에서 공방을 벌이던 환율은 장 후반 결제수요가 몰리면서 1,079.90원까지 급등한 뒤 개입성 매물 유입으로 1,078원 선으로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증시에서 1천18억 순매도 행진을 벌여 환율 상승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날 환율 폭등은 국내의 달러 수급 상황이 아닌 역외세력의 공세가 주도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향후 한국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세력이 국내외에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화는 국제외환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달러화 강세가 미국경제 호전 때문이 아니라, 미국외 다른 경제권의 동반 경기침체에서 초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몇달내 월가 금융기관의 파산을 예언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의 경우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달러화 강세에 대해 "미국의 경기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여타 지역이 하강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기준 마이너스 2.4%를 기록했고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극심한 인플레에 따른 경기 둔화를 경험하고 있다.

요컨대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미국경제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미국외 다른 나라 경제가 미국보다 더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미이며, 역외세력이 우리나라 원화에 대해 매도 공세를 편 것도 향후 우리 경제가 급속히 나빠질 것이란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는 얘기인 셈이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는 수출기업에게도 별 도움이 안되고, 내수기업에게는 치명타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앞서 이명박 정부 초기의 '강만수 고환율'은 다른 통화들이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일 때 우리나라 원화만 '나홀로 약세'를 보인 까닭에 수출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고환율은 엔화, 위안화 등 모든 환율이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과정에 이뤄지는 것인 까닭에 미국시장 수출효과만 좀 있을뿐이다.

이번 환율 급등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 우선 가장 타격을 입는 게 물가다. 환율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08% 오른다. 지난달 8일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끌어내린 환율은 1000원이었다. 그것이 지금 1078원을 넘어섰다. 한달여새 8% 가까이 오른 것이며, 이를 물가상승분으로 계산하면 0.64% 정도가 된다. 최근의 국제유가 등 원자재값 급락으로 생긴 물가하락 요인 상당부분을 잠식하는 모양새다.

파생금융상품 KIKO로 상징되는 기업들의 환차손도 더욱 커지며 상당수 기업을 골병 들게 만들고, 기러기아빠 등 해외에 자녀를 보낸 가장들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환율이 폭등하자 25일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은 대책 마련에 부심했으나, 시장에 적극 개입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환율 급등이 각종 부작용을 가져올 것은 분명하나, 전세계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개입해봤자 외환보유고만 축날 뿐이라는 판단에서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은 물가정책 수단이 아니다"라는 말로 한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의 달러 강세는 전세계적 현상으로, 연초에 원화가 '나홀로 약세'를 보일 때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며 "이같은 상황에 물가 등을 우려해 시장에 개입해봤자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달러화 강세가 계속될지도 미지수다. 최근 프레디맥 등 미국 모기지업체가 사실상 파산위기에 직면한 데다가 GM 등 파산 위기에 직면한 미국 제조업체들도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미 달러화는 순식간에 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국내외 돌아가는 모양새를 볼 때 하반기 경제상황이 상반기보다 더 힘들 것이란 사실이다. 허리 띠를 더 바짝 조여야 하는 고난의 계절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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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5 개 있습니다.

  • 30 10
    111

    오늘은 10원 50전.......
    이번주 1100원넘겟다.
    목요일쯤..혹은 금요일쯤.
    현 추세이면 추석전까지 1150원은 무리없이

  • 35 11
    쥐라이트

    궁민들은 걱정마라 ㅋㅋ
    땅바기와 만수가 갱제 학시리 살려준다 ㅎㅎㅎ
    지금도 태평성대 아니더냐 ㅎㅎㅎ

  • 12 33
    나다

    돈없는데 퍼줄거냐?
    핵제조 일당들한테 퍼줄돈 있으면
    세금이나 깍아라.

  • 15 31
    미친정부

    지랄들을 한다
    이 모든 책임은 이명박과 한나라당에게 있다.
    달러가 강세이니 지금의 원화약세는 당연하다? 자연스런 흐름이다?
    웃기고 지롤들을 한다.
    그래서 엔화가 이렇게 폭락하던? 유로화가 폭락을 하던?
    정부의 환율정책의 총체적인 부실이다.
    애초에 원화 약세 정책을 펼칠 때부터 예고 되었던 결과물일 뿐이다.
    투기세력? 그 투기세력을 끌어들인 것이 바로 강만수와 이명박의 어처구니없는 고환율정책이 아니던가?

  • 30 7
    111

    달러 가 강세든 약세든
    우리나라 환율은 강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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