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李대통령에 대한 '막말' 위험수위
"구더기 정부", "빌빌 기고 있어", "노예근성"...
<동아일보> 객원 대기자인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는 12일자 <동아일보>에 쓴 '이명박 후보에 투표한 사람들'이란 칼럼에서 대선때 자신 등 보수진영이 이 대통령에게 몰표를 준 이유를 "친북 편향의 정책을 바로잡고 경제를 되살리는 정부를 출범시킨다면 대통령 후보에 흠결이 있어도 그야말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하고 표를 몰아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이어 "그랬더니 인사의 난맥이 지지자를 놀라게 했다"며 "장 담글 생각은 않고 구더기에 표를 준 것으로 착각이나 한 듯 구더기처럼 보이는 인사들로 구더기 같은 정부를 출범시킨 것으로 많은 그의 지지자 눈에 비친 것"이라며 현 정부를 '구더기 정부'로 표현했다. 이 대통령이나 각료들이 보면 펄쩍 뛸 표현.
이에 앞서 11일에는 지난달말까지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을 맡았던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이 뉴라이트 강연장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그런 분이 경영과 행정은 잘 하는데 정치를 하라고 맡겨 놓으니까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뭐 좀 속된 표현으로 빌빌 기고 있는... 사실 이거 지금 빌빌 기고 있는 거다"라고 원색적 막말로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이 대통령을 향해 "이 양반"이란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연일 이 대통령에게 필요할 경우 군대까지 동원해서라도 촛불집회를 진압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11일에는 '이명박-한나라당의 노예근성'이란 글을 통해 "선동방송과 촛불난동 세력에 대해서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자존심과 정의감이 없기 때문"이라며 "한 마디로 비겁성이 생리화된 조직"이라고 이 대통령을 노예근성에 젖은 인물로 몰아치기까지 했다.
보수성향의 소설가 복거일은 12일 <조선일보>에 쓴 칼럼 '이명박 정권의 최후 방어선'에서 이 대통령의 촛불집회 유화대책을 맹비난하며 이 대통령이 매맞는 경찰 뒤에 숨지말고 전면에 나설 것을 촉구한 뒤 "운이 다했으면 거기서 정치적 삶을 마감하면 된다. 법의 권위를 지키는 자리보다 지도자가 정치적 목숨을 바치기 더 좋은 곳이 어디 있으랴?"며 이 대통령에게 장렬한 산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보수진영의 이같은 막말 공세는 보수진영이 지금 얼마나 극심한 공황적 위기감을 느끼는가라는 반증이기도 하나, 이들 보수진영의 자칭 오피니언리더들에게도 이 대통령의 상황 오판과 실수를 부추킨 책임이 적잖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배신감을 느끼게 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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