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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축산농민, 소값폭락에 또 음독자살

평택 농민에 이어 두번째, 축산농가 공황 상태

경기 평택의 가축농민에 이어 전남 함평의 축산농민도 5일 미국 쇠고기 전면개방 협상에 따른 소값 폭락에 고민하다가 음독자살해 축산농민들이 지금 얼마나 극심한 공황 상태에 휩싸여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5일 전남 함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29분께 함평군 나산면 이모씨(41)의 집에서 이씨가 농약을 먹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음독 직전 잠을 자고 있던 필리핀 이주여성인 아내 A씨(35)와 두 딸, 아들 등 가족 4명을 농기계 수리용구로 머리 부위를 차례로 내리쳐 동반자살을 기도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족 중 아내와 큰 딸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으나 둘째 딸과 아들은 머리에 골절상을 입고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해 10월 자신이 키우던 한우 12마리가 브루셀라병으로 집단 폐사해 채무가 급증한 데다가, 지난달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면서 소값이 폭락하자 절망해 가족과 함께 동반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씨 주변 사람들은 "가뜩이나 채무에 시달리던 이씨가 최근 쇠고기 수입 등으로 소값마저 폭락하자 '죽고 싶다'며 매일같이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내 A씨와 마을 이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씨의 자살 소식을 접한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남 함평에서 또 한명의 축산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며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전면개방 협상 이후 축산 농민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벌써 두 번째다. 이명박 정권은 언제까지 선량한 축산 농민들을 죽음으로 내몰 작정인가"라고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 국민들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전면개방 협상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전면개방 협상 결과를 계속 고집한다면, 선량한 축산 농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현 정권을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축산농민들에 대해서도 "축산 농민들께 진심으로 호소 드린다. 비록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절망적이라 해도 꼭 살아서 투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시길 바란다"며 더이상 자살을 하는 일이 없기를 호소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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