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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힐러리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김동석의 뉴욕통신]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력 시험대 올라

버락 오바마 후보에겐 ‘끝내기’ 였고 힐러리 클린턴에겐 ‘살아남기’ 의 펜실베이니아 예비경선에서 결국 10%포인트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승리를 했다. 1백88명의 대의원을 놓고서 붙은 4월22일 경선의 판세를 분석해 보면 사실상은 무승부였다.

이번 경선에서 확보한 대의원 수를 보면 10%포인트 차이로 이긴 힐러리가 오바마보다 12명의 대의원을 더 확보했다. 언론이 주목한 부분은 적어도 힐러리 후보가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내야 이기는 것이라 했고 오바마 측에선 10%포인트 미만이면 오히려 오바마 후보가 이기는 것이라 예상했었다.

지난 3월11일 미시시피 경선이후 양 후보는 만 40일 동안 펜실베이니아 캠페인에 모든 것을 투여해 왔었다. 펜실베이니아는 그동안 힐러리 측이 자신의 지지층이 가장 두터운 곳이라고 자랑해 왔던 곳이다. 그도 그럴법한 것이 민주당 유권자 중에 백인 중산층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며 게다가 65세 이상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니 당연히 힐러리 강세지역이라 할 수가 있다. 동시에 펜실베이니아는 힐러리 후보가 오바마 후부에 가장 큰 차이로 이긴 오하이오 주와 뉴저지 주의 중간에 있는 지역이니 그녀의 텃밭이라 할 수가 있었다.

지난 4월초만 하더라도 25%에서 30%포인트 정도 힐러리가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오바마 후보는 기존의 군중집회 방식의 유세를 탈피해서 한 달 내내 중소도시를 직접 돌면서 타운홀 방식을 취했다. 각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소규모로 초청해서 직접 경제문제와 가치문제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공격적인 캠페인을 펼치면서 주 전역에 걸쳐서 TV홍보물을 아예 덮어 버렸다. 힐러리 측에 비해서 거의 3배에 가까운 돈을 TV홍보전에 쏟아 부었다. 결과는 펜실베니아주의 민주당 지도부를 앞장세워서 당내 유권자들의 여론을 몰아온 힐러리와의 격차를 꼭 10%포인트로 줄이는 데에 성공을 한 셈이었다.

오바마의 인기가 그 절정의 시기가 갔고 상승세의 기운이 한풀 꺾였다고 판단을 했던 힐러리 측은 당초 20%포인트 차이로 앞설 것을 예상했다. 그 결과 승리는 했지만 일격을 당한 셈이다. 힐러리 후보가 필라델피아에서 남편과 딸 첼시를 앞세워서 10%포인트 차이의 승리연설을 하는 동안 오바마는 일찌감치 다음달 6일 경선을 치루는 인디애나로 날아가서 다음유세를 이어갔다.

오바마 측은 펜실베이니아 경선 자체 분석을 통해 '오바마가 가는 곳에 민주당이 불어난다'는 그 동안의 흐름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4년 전 경선에서 투표에 참가했던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유권자수는 1백50만 명이었는데 이번엔 오바마 후보로 인해서 약 2백30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가를 했다. 민주당 유권자수가 80만 명 이상이 불어났다. 오바마의 “변화와 희망” 이란 슬로건이 변함없이 유효하다고 확인을 했던 것이다.

오바마는 이제는 11월 본 선거에 대비해서 선거를 치루겠다는 판단을 했다. 공화당의 존 맥케인 후보에 대해서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경선이 절대로 소모전이 아니고 본선거전에 쓸 선거비용이 잘 비축되어 있다는 것도 밝혔다. 다만 2파전이 너무나 오래가기 때문에 당내에 균열현상은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 맥케인을 찍으면 찍었지 오바마는 안 찍는다”는 민주당원들이 늘고 있는 것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1972년 선거에서 리처드 닉슨이 그 덕을 봤고 1980년에 로널드 레이건이 그러한 민주당 쪽의 덕을 톡톡히 봤었다.

펜실베이니아 경선을 앞두고 언론들은 두 자리 차이로 이기면 힐러리의 승리이고 한자리이면 오바마가 승리이다 라고 예상했었다. 10%포인트 차이는 분명히 무승부다. 188명의 대의원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를 거쳤지만 두 후보 간 키 재기 차이에는 변동이 없다. 다만 힐러리 측의 치명적인 타격은 비기는 게임에 그녀가 선거자금을 너무나 많이 써 버렸다는 것이다. 오바마 캠프는 돈이 안 드는 방식으로 작동이 되고 있고 힐러리 측은 선거운동원들의 급료가 너무나 높아서 돈이 없으면 캠페인이 멈추게 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지난 3월의 모금액은 오바마가 4천만 달러 이상을 힐러리가 그 절반의 액수를 모금했다. 더구나 힐러리 측은 선거 빚이 천만 달러를 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 운동으로 들어간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가장 영리한 사람인 힐러리 후보가 지는 게임에 빚까지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달 6일의 노스캐롤라이나, 인디애나 경선에서 오바마 대세에 결정적인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중대 판단을 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현재 CNN 집계는 슈퍼대의원을 포함 오바마 후보가 1천7백19명을 확보, 힐러리 후보에 1백23명을 앞서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경선의 총 대의원수는 다음달 6일의 경선인 노스캐롤라이나와 인디애나를 합한 2백18명과 나머지 7곳의 2백83명을 합하면 총 5백1명이다. 한쪽이 거의 싹쓸이를 한다 해도 매직넘버인 2천25명을 넘기기엔 불가능하다. 시스템 안에서 숫자적으로는 8월 전당대회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6일 노스캐롤라이나와 인디애나 경선을 치르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력이 어떻게 작동할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누가 힐러리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힐러리 클린턴 측과 가장 가깝고 동시에 민주당을 '가장 책임 있게 사랑한다'고 알려진 일리노이의 ‘라움 임마누엘’ 의원에게 미국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 경선이 바락 오바마(오른쪽)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 간 치열한 막판접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1일 CNN 프로그램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 ⓒ CNN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 김홍국 기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5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다. 최근에는 미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2008년 미국 대선이 열리는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현장을 모두 찾아 대선 현장을 생중계하고, 이를 한국과 한인들의 미국내 정치력을 높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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