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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이라크 철군 놓고 내분 양상

케리, 힐러리의 애매한 이라크전쟁관 맹성토

미국 민주당이 2008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싸움에 돌입한 양상이다. 특히 가장 유력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클린턴 힐러리 상원의원의 이라크 침공 찬성 전력을 두고 존 케리 상원의원이 거센 비판을 제기해 논쟁이 불붙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은 "이라크 침공문제로 민주당이 내분을 겪고 있다"며 "특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발단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연례 '미국의 장래' 회의에 참석, 민주당 당원들을 상대로 한 클린턴 의원의 연설이었다. 그의 연설을 놓고 참석자들이 심한 야유와 박수소리가 충돌하면서 민주당의 내분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클린턴 상원의원은 "우리들이 기다려왔던 이라크 새로운 정부가 구성됐다"며 "이제 이라크 정부에게 치안과 안정을 위해 그들 스스로 책임져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에서 우리 군대를 돌아오게 할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며 "이라크 정부 스스로 이라크에서 발생하는 반군의 폭력과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항해야 하며 이는 미군의 의무가 아니다"고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을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철군 시한을 정하는 것도 옳은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우리 군의 최대 관심사는 아닐 것"이라고 철군 시기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을 밝혀 상당수 민주당원들의 야유를 받았다.

반면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존 케리 상원의원은 클린턴 의원의 애매한 이라크전 입장을 거세게 비판했다.

연사로 나선 그는 "이라크 전쟁이 실수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조작된 정보로 속임을 당했으며 나 자신도 이라크 해결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 대해 진실하지 않다면 새로운 미래도 없는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에 찬성한 클린턴 상원의원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그의 발언에 다수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지만 클린턴 지지자들은 야유를 퍼부어 민주당의 분열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라크전이 2008년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풍광이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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