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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이재오 '극한 권력투쟁'에 MB 격노

이상득측 "이재오의 물귀신작전", 靑 "정두언까지 그럴 수가"

이명박 대통령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23일 수도권의 한나라당 이명박 직계-이재오계 55명이 자신의 공천 반납을 공개 촉구한 데 대해 배후로 이재오 의원을 지목하며 일전불사 의지를 밝혔다. 청와대도 이재오 의원의 행태에 격노하며, 최측근 정두언 의원이 가세한 데 대해서도 질타를 하는 등 이명박계내 권력투쟁이 파국적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이상득 "이재오의 의도를 분석할 만큼 내가 정치적이지 못하다"

이 부의장은 이 날 밤 경북 포항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하고 수도권이 무슨 관계가 있나. 포항 후보인 내가 도로 들어가면 수도권 지지율이 회복되나"라고 반문한 뒤, "회복된다면 들어가겠다. 그러나 요구가 전혀 맞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격노했다. 그는 "공천에 대해 책임 느낄 게 아무 것도 없다. 납득할 수 없다"며 "대통령 형이 공천받으면 죽을 일이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이 날 오후 55명의 한나라당 공천자들이 자신의 용퇴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선 "(그들의) 공천에 개입한 사람들이 파워가 있는 것"이라며 "공천을 준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어쩔 수 없이 (기자회견에 동참) 한 사람도 있는 것 같다"며 배후로 이재오 의원을 지목했다.

그는 "언론플레이하지 말고 당 최고위원회에 정식으로 재검토 요구를 하면 내가 받아들이겠다"며 "자기들 공천은 잘 됐고, 남의 공천은 잘못됐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이재오 의원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재오의 의도를 분석할 만큼 내가 정치적이지 못하다. 오늘 그중 몇 명은 나에게 '본의가 아니었다, 미안하다'고 전화도 했더라"며 배후로 이재오 의원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이들의 비판에 대해서도 "내가 국정에 관여하는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한 뒤, "서울 시장으로 재직한 4년 동안 시청 직원은 물론 구청 직원 하나도 추천한 적이 없다. 인수위 인선 때도, 공천 때도 한 사람도 추천하지 않고, 일본 특사 다녀와선 포항에 내려와 엎드려 있었다"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이재오 의원이 이 날 밤 이 대통령과 독대해 '동반 총선 불출마'를 건의한 데 대해서도 "(내 공천은) 이재오하고도 대통령하고도 아무 관계가 없다"며 "대통령이 이번에 공천에 개입할 수 있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거듭 공천 반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선때 이상득 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이 모종의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대통령 만들기에 합심했던 이들은 대선후 치열한 권력투쟁의 반대편에 서 극한대결중이다. ⓒ연합뉴스

이상득 "이재오, 총선에서 필패 확실하자 비열한 물귀신 작전 펴"

이상득 부의장은 이날 자신을 죽이려는 배후로 이재오 의원을 지목하면서도, 이 의원의 구체적 '정치적 의도'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이상득 부의장측은 이 의원의 속내를 자신의 총선 패배가 확실되는 데 따른 꼼수로 해석하고 있다.

이 부의장의 한 측근은 "이재오 의원은 지금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총선 패배가 확실시되면서 총선후 정치 인생이 끝날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려 있다"며 "이렇게 궁지에 몰리자 모든 책임을 이상득 부의장에게 뒤집어 씌우면서 구명도생하려는 음모를 펴기 시작한 게 바로 이재오계 공천자들의 이 부의장 공천 반납 공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 의원은 이 부의장에게 자신과 함께 총선 불출마를 하자는 제안을 통해 총선 패배라는 정치사형선고에서 벗어나면서, 7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하려 하는 것"이라며 "이는 자신이 살기 위해 이 부의장을 끌고 들어가는 비열한 물귀신 작전"이라고 맹비난했다.

李대통령, 이재오에 냉담. 정두언 가세에 격노

청와대 반응도 냉랭하다. 가뜩이나 박근혜 전대표의 총공세로 휘청거려 한나라당이 똘똘 뭉쳐도 힘든 판에 이재오 의원측 공세로 이명박계마저 극한적 내홍으로 빨려들면서 이 대통령에게 치명적 정치적 상처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재오 의원이 조용히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정국 타개책을 건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1일 남경필, 23일 55인 의원의 집단기자회견이란 형태로 이상득 부의장 문제를 공론화한 뒤, 이 의원이 이 대통령과 만난 대목을 분노하는 분위기다. 특히 언론에 자신이 이상득 부의장과 공동 불출마를 제안한 사실을 흘린 사실에 대해선 언론 플레이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을 공개리에 궁지에 몰아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그래서 그런지 이 대통령과 이 의원의 면담도 평소와는 다른 삼엄한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청와대는 믿었던 정두언 의원까지 가세한 데 대해 격노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언론과 만나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 의원이 어떻게 이 부의장 불출마 요구 대열에 가세할 수 있느냐"며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제 무덤을 제가 파는 격"이라며 "5년 전 민주당 분당사태를 앞두고 당내 소장파인 정동영 의원이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노갑 최고위원을 공격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 정두언 의원의 행위는 그때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얘기"라며 정 의원을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의 반응이 차가워서인지, 이재오 의원은 이 대통령 독대후 귀가하지 않고 시내 모처에서 자파 의원들과 만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회의결과가 주목된다. 이재오 의원측은 이 대통령 회동후 "이상득 부의장과 동시 불출마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꿔, 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동현,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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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5 7
    ㅋㅋㅋ

    이재오의 정치생명은 끝났다
    너무 권력지향적이고 아군한테도 함부로 총구를 들이밀면서 정적만 양산하고 있고, 얼굴에도 덕이 보이지 않고 살기만 가득한 인간. 이제 은평을에서 문국현한테 제대로 발리고 정치생명 끝나는 일만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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