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美장교 "이라크 파병 거부, 차라리 감옥 가겠다"

영국군 이라크 침공에 반대해 1천명 중도 탈영

현역 미군 장교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하며 이라크에 파병되기보다는 감옥에 가겠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파병되느니 감옥 가겠다", "이라크 침공은 비도덕적 행위"

7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은 현재 워싱턴에서 복무중인 에런 와타다 대위가 이라크 파병을 거부했다면서 파병대신 군 감옥에서 군 생활을 마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와이 출신으로 28세인 와타다 대위는 2003년 군 생활을 시작한 이래 두 번이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해 전역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처음에는 이라크에 대량 살상무기가 있다는 점 때문에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다"면서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해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자신이 부시 행정부에게 속았고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미군, 특히 장교들은 파병을 포함한 모든 명령의 진실을 파악하고 적법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와타다 대위는 "파멸을 자초하는 불의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미군 장교로서 자신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 침공은 도덕적으로도 잘못된 것일 뿐만이 아니라 미국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의 이라크인 학살과 부당한 대우는 매우 비도덕적인 행위일 뿐만 아니라 미 군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BC방송은 "와타다 대위가 지금까지 이라크 파병에 반대한 미군 중 가장 고위급 장교라면서 모든 전쟁을 반대하는 다른 군인들과는 달리 이라크 전쟁만을 반대하는 그는 의식 있는 반대자"라고 지적했다.

한편 군법무관은 와타다 대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그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경고했다. 유진 피델 법무관은 만약 그가 이라크에 파병되는 것을 거부한다면 불명예제대와 함께 군 감옥에서 수형생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재 와타다 대위가 근무하고 있는 포트 르위스 기지의 군 관리는 성명을 통해 "아직 그의 장래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명령에 불복하고 이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군법을 어기는 중대한 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라크전에서 침략전쟁에 반대해 탈영후 제대한 영국군 숫자가 최근 파병병력 1만8천명 가운데 1천명을 돌파하는 등 미-영 중심의 연합군 체제가 급속 붕괴하는 양상을 보여 이라크전이 결국 제2의 베트남전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