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유엔의 "미국은 中美"에 미국 발끈

브라운 "미국, 유엔 이용"에 볼튼 "미국인에 대한 비난"

오랜 긴장관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미국과 유엔이 마침내 충돌했다.

UN 부총장 "미국, 유엔 비판에 동참" 비난

8일(현지시간) 영국의 <더 타임스> 인터넷 판은 "UN의 2인자인 말록 브라운 UN 부총장의 미국 비난 발언으로 미국이 분노했다"며 UN과 미국의 대립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브라운 부총장은 유욕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은 유엔을 외교수단으로 이용하면서도 유엔을 비판하는 여론에 동참하고 있다"며 미국의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진보센터(CAP)가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브라운 부총장은 "아주 오랫동안 유엔에 대한 비판이 존재해 왔다"며 "미국은 레바논과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엔과 충돌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유엔의 역할에 대해서는 '비밀 외교(stealth diplomacy)'로 일관하고 있다"며 "중동 문제에서 유엔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브라운 부총장은 미국을 남미와 북미 사이의 '중미(中美)'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볼튼 "부총장 발언은 미국인에 대한 비난" 불쾌감 표시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유엔 고위관리로서의 최악의 실수"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볼튼 대사는 특히 브라운 부총장이 미국을 '중미(middle America)'라고 표현한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이는 미국인에 대한 비난"이라고 반발했다. 볼튼 대사가 "이번 발언의 부작용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유엔이 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볼튼 대사는 이번 발언과 관련 브라운 부총장에 대한 경고를 요구했으나 아난 사무총장은 이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아난 사무총장의 대변인은 "아난 사무총장이 브라운 부총장의 발언은 실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면서 "사무총장도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더 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이 부총장의 발언을 문제삼아 유엔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은 유엔 운영에 소요되는 재원의 22%를 부담하고 있으며, 이미 올해 하반기까지 지도체재를 개편하지 않으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