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차전 남북경기를 국가 연주와 국기 게양 없이 예정대로 평양에서 개최하라는 조정안을 내놓았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SBS>는 4일 밤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FIFA가 남북경기를 예정대로 26일 오후 3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개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정안을 지난 1일 남북 축구협회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FIFA의 조정안은 최대쟁점이던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 문제에 대해 양측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를 생략하는 대신 FIFA기(旗) 게양과 FIFA가(歌) 연주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골자이며, 남측 원정 응원단은 1000명 이내, 취재진은 50명 이내로 각각 조정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FIFA 규정 22조에는 '월드컵 예선경기에서는 양국 국기를 경기장 안에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FIFA가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가 빠진 조정안을 내놓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FIFA 스스로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며, 축구에 있어 국가권력과 정치가 개입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FIFA의 원칙을 깨는 것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보도내용에 대해 "FIFA가 대한축구협회에 보냈다는 조정안을 받은 적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당초 이번 남북축구에 대한 FIFA의 중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중국 상하이를, 북한은 중국 선양을 경기 개최 장소로 선정해 줄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FIFA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25일 중국측에 한국과의 경기개최가 가능한지에 대한 가능성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FIFA 내부에서는 제3국 개최보다는 예정대로 평양에서 경기가 개최되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이를 위한 조정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