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고대, 대통령 배출했다고 너무 하는 것 아니냐"
고대가 서창캠프스를 세종캠퍼스로 바꾸자 강력 반발
세종대 학교법인 대양학원(이사장 박재승)은 지난 3일 ‘세종(Sejong) 캠퍼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고려대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4일 밝혔다. 대양학원은 공문에서 “‘세종대학교’를 지칭하는 ‘세종캠퍼스’를 고려대에서 사용하면 일반인이 명칭을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혼란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다른 명칭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3일 5만5천여명의 세종대 재학생과 교수-교직원노조, 동문은 학내 공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종대는 남녀공학체제로 전환한 1979년부터 현재의 ‘세종대학교’ 명칭을 사용해 왔다"며 "이에 고려대 서창캠퍼스의 ‘세종캠퍼스’ 개명은 실로 우리 대학의 고유성을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성명은 "아직 제대로 인지되지 않은 지리적 명칭을 근거로 개명하는 것은 우리 대학의 고유성을 무시하는 처사를 넘어, 국내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을 혼란스럽게 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며 고대측이 '세종캠퍼스'란 이름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대는 조치원 인근에 들어설 행정복합도시 이름이 세종시로 정해진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종대의 한 관계자는 "고대가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요즘 해도 너무 하는 것 같다"며 "고대의 이런 모습은 결국 대통령에게도 누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학가의 대체적 의견도 세종대학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고대가 지방분교 이름을 '세종캠퍼스'로 정한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라는 비판적 여론이 다수여서, 향후 고대의 대응이 주목된다.
다음은 세종대의 성명 전문.
성명서
고려대는 ‘세종캠퍼스’ 명칭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
5만5천여 세종인은, 고려대의 ‘세종캠퍼스’ 명칭 사용 중단을 촉구한다!
고려대는 세종대의 정체성, 고유성, 존속성을 훼손하지 말라!
1. 대한민국 상아탑에 두 개의 ‘세종(Sejong)'이 존재할 수 없다!
세종대는 남녀공학체제로 전환한 1979년부터 현재의 ‘세종대학교’ 명칭을 사용해 왔다. 세종대가 세종대왕의 훈민정신과 창의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되었음은 창학이념과 학훈을 통해서도 널리 공표되었으며, ‘세종’에 대한 우리의 자부심은 대학 설립과 동시에 모든 세종인의 가슴에 각인되어 왔다.
2. ‘세종(Sejong)'은 이미 국내외에서 확고히 자리 잡은 우리의 브랜드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세종대학교’는 1979년 개명 이래 호텔관광대학, 만화애니메이션, 무용 등의 분야에서 이미 최고의 입지를 굳혀왔으며, 1997년 이공계대학 육성정책, 2007년 경영학 AACSB인증 획득 등 전 분야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명문사립대학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왔다.
또한 국제화 시대를 맞아 미국, 중국, 호주, 일본 등 다양한 국가와 활발한 해외교류를 펼치며 글로벌화 된 브랜드로서도 확고히 자리매김 하였다.
3. 명칭 혼선으로 야기될 국내외적 손실을 고려대는 간과하지 말라!
이에, 고려대 서창캠퍼스의 ‘세종캠퍼스’ 개명은 실로 우리 대학의 고유성을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세종’의 명칭에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글로벌 시대에서 캠퍼스는 곧 대학을 의미하는 외국의 인식을 간과한 것이다. 그리고 아직 제대로 인지되지 않은 지리적 명칭을 근거로 개명하는 것은 우리 대학의 고유성을 무시하는 처사를 넘어, 국내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을 혼란스럽게 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과연, 전 국민 아니 세계는 ‘세종인’은 누구이며, ‘세종캠퍼스’는 어디로 인식할 것인가? 고려대 ‘세종캠퍼스’ 명칭 사용이 계속될 경우 ‘세종’ 명칭 혼선으로 야기될 국내외적 손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4. 5만5천여 세종인은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다!
세종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 5만 5천여 구성원은 ‘세종인’의 이름으로 고려대의 무분별한 결정을 규탄하며, ‘세종캠퍼스’ 명칭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만약 그대로 이 명칭을 계속 사용한다면, 우리 ‘세종대학교’를 무시하고 나아가 국내외에 혼선을 불러일으켜 대한민국 상아탑의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원인제공자로 간주할 것이며, 이에 대한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임을 경고한다.
2008년 3월 3일
세종대학교 교수협의회장 이순재
세종대학교 직원노동조합지부장 황철규
세종대학교 총동문회장 함기영
세종대학교 총학생회장 진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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