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박미석 靑사회정책수석,'제자논문 표절' 의혹

제자 석사학위 취득 6개월후 제자와 비슷한 제목 논문 제출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으로 내정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가 자신이 지도교수를 맡았던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박 내정자는 2002년 8월 <대한가정학회지> 제40권 8호에 ‘가정정보화가 주부의 가정관리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앞서 박 내정자의 제자 A씨는 2002년 2월 숙대에서 ‘주부의 정보사회화가 가정관리능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불과 6개월 뒤 제자와 비슷한 제목의 논문을 학회지에 제출한 것.

두 논문을 비교한 결과, 참고문헌을 제외하고 13쪽 분량의 박 내정자 논문에서 A씨 논문과 똑같거나 비슷한 문장이 최소 60개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일보>는 박미석 내정자의 논문이 표절 의혹을 받는 이유를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하고, 박 내정자가 제자의 논문을 전혀 언급하지 않아 표절 의혹을 부추겼다고 밝혔다.

① 제목과 연구 목적이 비슷=어순만 조금 바꿨을 뿐 두 논문의 제목이 매우 유사하다. 사실상 같은 뜻으로 해석된다. 연구목적도 비슷하고, 제자보다 6개월 뒤에 비슷한 논문을 낸 것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② 너무 많은 동일 또는 유사 문장=A씨 논문 9쪽에 있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여성 특히 주부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가사 자동화(Home Automation)를 들 수 있다’는 문장은 박 내정자 논문 5쪽에 실려 있다. 이처럼 비슷하거나 동일한 문장이 60개를 넘었다. 박 내정자가 A씨 논문의 각기 다른 페이지에 실려있는 내용들을 한 문장, 혹은 두 문장씩 끌어다 합친 부분도 발견됐다.

③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조사방법=첫째, 조사기간이 2001년 2월28일부터 3월20일까지로 같다. 둘째, 조사 샘플도 서울과 경기 성남, 부산에 거주하는 주부 500명으로 동일하다. 셋째, 회수된 설문지 역시 421부로 같다. 다만 A씨는 421부 중 부실기재된 17부를 제외한 404부를, 박 내정자는 421부 중 자녀 1명 이상인 주부 338명의 자료를 각각 최종분석자료로 활용한 점만 다를 뿐이다. 같은 데이터를 공유했다는 의혹이 일 만한 상황이다.

④ 표 6개중 4개가 유사=박 내정자의 논문에 있는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인터넷 사용행태’ 등 4개의 표는 A씨 논문에 있는 표와 매우 비슷하다.

⑤ 결론도 비슷=박 내정자는 정보 유용성의 홍보와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주부들간의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는 노력 등을 결론으로 제시했다. 또 가정정보화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정확한 척도 모색도 강조했다. A씨 역시 이런 내용들을 자신의 논문에 썼다.

⑥ 제자 논문 문장 중복도 있어=특이한 점도 발견됐다. A씨는 자신의 논문 8쪽에 ‘가정정보화라는 새로운 조류는…다양한 변화를 초래하게 되었다’라고 썼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문장이 박 내정자 논문 2쪽과 3쪽에 있다. 이런 경우는 또 발견됐다. A씨의 논문 15∼16쪽에 걸쳐 있는 한 문장 역시 박 내정자 논문 2쪽과 6쪽에 있다. 옮겨 쓰다 실수로 두 번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제자 논문과 다른 부분은 박 내정자 논문 전체 13쪽 중 11쪽 일부와 12쪽 일부에 있는 ‘경로분석 결과’, ‘모형적합도’, ‘경로모형’ 등의 내용이다.

<국민일보>는 "박 내정자가 A씨의 연구방법론을 지도하는 등 논문 작성에 큰 도움을 줬다 하더라도, 두 논문이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 표절 의혹을 피해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학위 논문의 저작권자는 집필한 학생으로 비슷한 데이터와 문장을 출처없이 사용하는 것은 표절로 보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한 대학교수는 신문과 인터뷰에서 “박 내정자가 A씨의 논문 지도교수였기 때문에 논문의 주제와 내용, 조사방법까지 다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상태에서 유사한 논문을 제자에 대한 어떤 인용 없이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내정자가 10일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국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