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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천성산 도롱뇽 소송 재항소 기각

대법 “터널공사 환경 미치는 영향 적어”

새만금에 이어 천성산 소송에서도 대법원은 개발주체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2일 지난 2003년 10월 환경단체의 첫 소송 제기 이후 3년여 법정 공방을 이어왔던 ‘천성산 터널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항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사 백지화’ 공약을 내걸어 한때 조정 국면을 맞기도 했던 천성산 터널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환경단체의 반발로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공사가 중단됐던 천성산 구간은 총 13.2km로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대구~부산간 2단계 경부고속철도 사업에 포함되어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결정문에서 “피신청인은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연변화 정밀조사를 실시했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의 검토의견에 의하더라도 터널공사가 천성산의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판시했다.

재판부 "터널공사가 개인의 환경이익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재판부는 “지질적 특성이 설계 및 공법에 반영된 만큼 현재로서는 터널공사로 신청인들의 환경이익이 침해될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혀 착공 이후인 2005년 환경 영향 조사에서 확인된 터널 공사로 인한 지하수 유출, 천성산 일대의 습지 축소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환경단체가 소송주체로 ‘도롱뇽’을 포함시킨 것과 관련한 원고적격 여부에 대해서도 “도롱뇽이라는 자연물이나 자연 자체는 이 사건을 수행할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도롱뇽의 친구들(대표 지율)’, 천성산 내 사찰 내원사, 미타암 등의 종교.환경단체는 지난 1979년 미국의 희귀조료 ‘빠리야’를 시작으로 독일, 일본 등에서 동물의 원고자격이 인정된 점을 들어 소송 당시 도롱뇽을 직접 소송 주체로 내세웠었다.

다만 재판부는 지난 새만금 판결에 이어 이번에도 대규모 국책사업과 환경보전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환경단체 반발 거셀 듯

재판부는 “피신청인은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그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나아가 후손에게 이를 물려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대규모 국책사업에 따른 환경적 책무를 강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지난 새만금 항소심에 이어 ‘국책사업이 환경보전에 우선한다’는 개발논리가 또 다시 적용돼 향후 이를 둘러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천성산 공사에 반대하며 100일 넘게 단식 투쟁을 벌였던 지율스님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이날 오후 3시 전교조 부산지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천성산 터널 공사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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