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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바벨탑이후 가장 무식한 사업"

<토론회> 서울대교수모임, '한반도대운하' 융단폭격

"왜 21세기 스피드 시대에 운하와 같은 과거회귀형 운송수단을 대안으로 들고 나오나. 세계는 '빠르게, 더 가볍게'를 지향하고 있는데 운하는 '더 느리게, 더 무겁게'로 돌아가는 것이다"(홍종호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대운하는 주민들의 생활터전인 농경지를 모두 수몰시켜 뱃길을 만들고, 중부내륙개발은 지역주민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지역민들에게 엉뚱한 환상을 불러 일으키고 개발 욕구에 불을 붙여서 국론을 격렬하게 분열시키면서 이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부도덕하다"(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이 주최한 31일 '한반도 대운하 무엇인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공개토론회에서 쏟아져 나온 우려들이다.

홍종호 "운하 비용 최대 50조, 경제적 가치 전무하다"

이날 오후 2시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토론회는 2백석 규모의 토론회장에 3백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 대운하를 둘러싼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첫 번째 발제로 나선 홍종호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부운하 사업은 찬성 측이 언급한 공사비와 누락시킨 비용을 포함하면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부운하는 이런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 추진할 가치가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또 "경부운하의 경제적 타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찬성 측의 논리는 과장과 축소, 오류와 거짓으로 포장돼있다"며 "특히 경부운하를 찬성하는 전문가들의 말바꾸기와 거짓말, 의도적 왜곡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대운하 찬성론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불과 3년전만 해도 운하를 통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1주일에서 열흘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하던 학자가 이제는 말을 바꿔 경부운하를 통해 24시간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를 지목한 뒤 "학자적 양식을 저버린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운하 찬성 측의 물동량 발생효과에 대해선 "2020년 물동량 수준은 많아야 1.5배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설령 물동량이 증가해도 경부간 최소 100시간이 소요되는 운하는 가장 비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경부운하의 산업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운하를 통해 운반할 물동량이 없는데 내륙도시에 물류기지나 공업단지가 들어설 가능성은 없다"며 "운하 건설에 의해 새로운 산업시설과 서비스 산업이 내항 중심으로 번성할 것이라는 얘기는 설득력 없는 공허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경부운하의 재원조달 방법으로 제시된 골재판매, 민자유치에 대해서도 "골재판매 수이은 아무리 많이 잡아도 1조9천8백53억원에 불과하고 민자유치는 투자 비용 회수가 힘들어 국민 혈세만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운하를 돌아보고 있는 이명박 당선인. ⓒ연합뉴스

김정욱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이미 타당성 없다 결론"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욱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명박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서울시정개발연구운에 타당성 조사를 맡겼지만 타당성이 있도록 해달라는 거듭된 부탁에도 결국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서 보고서도 내지 못하고 자료는 비밀로 하고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는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원에게 직접 들은 얘기"라며 "대운하 추진 측이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는 타당성을 분석할 만한 연구원이 없어서 세종대에 맡겼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1928년 홍수 범람으로 2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플로리다 운하를 예로 들며 "한반도 대운하가 가져올 재앙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환경대재앙을 경고했다. 그는 "운하 공사로 인한 수위 상승은 상승 폭 만큼 고스란히 홍수범람을 가져온다"며 "최근에는 100년에 한번 오는 호우가 해마다 국지적으로 내리는데 이는 토막 난 각 수로의 범람을 일으켜 홍수 피해를 가중시킬 염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뭄을 막아준다는 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운하의 물은 항상 수위를 유지해야 하기때문에 빼내어 쓸 수 없고 오히려 사용에 더 제한이 되는 물"이라며 "운하공사는 나중에 이런 재앙이 나타났을 때 도로 복구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곽창근 "바벨탑 이후 가장 무식한 사업"

곽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운하의 나라 독일에서조차 MD운하는 '바벨탑 이후 인류가 저지른 가장 무식한 사업'이라고 혹평을 받고 있다"며 "여름철에 집중되는 강우량, 운하용수로 인한 홍수위 상승, 중부 내륙지역 침수 등 사업 자체의 정당성과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문화컨텐측학과 교수는 "대운하 개발은 한강 유역 72곳의 지정문화재, 177곳의 매장문화제를 비롯해 역사문화, 지역문화, 생명문화를 파괴하는 세계적인 역사문화의 파괴사례로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교수는 차기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으로 내정된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의 과거 저작 <장소의 의미>1,2와 최근 저작 <한반도대운하는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물길이다>를 비교하며 유 교수의 이중적인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몇 해 전에 '현재의 땅에서 과거를 보기 위해 국토를 답사'했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서 국토의 과거를 송두리채 파괴하는 '국토개조'를 외치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은 현재 80명 규모의 발기인 수를 3백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향후 별도의 대운하 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등 본격적인 반대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35 27
    해결사

    한반도지형으로는 운하는 불가
    한반도 지형의 특수성은 고려조차 하지않고 외국의 운하건설논리를 단순적용하는 바보들이 있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구나!

  • 24 39
    Zapata

    바보 교수들이 하는 소리 언젠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2005년에 유럽서 내륙수로를 운송을 더 활성화하고 더강하게 해야 된다고 회의까지 하냐? 국제 회의까지 하냐?
    http://www.planco.de/indexendow.htm 에 들어 가봐라 이 바보들아.

  • 21 31
    바베탑

    남포갑문도 있다
    한국 해병대가 겁나 일성이가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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