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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인수위 보고서, 총리실에도 제출하라"

각부처 샌드위치 신세, 청와대는 올 사업계획서 제출 요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하는 정부부처의 업무보고서를 국무총리실에서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서는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이명박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추진계획까지 담고 있어 각 부처의 업무보고 내용까지 감시하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4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국무총리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하는 각 부처의 업무보고서를 국무총리실에도 제출해 줄 것을 최근 요구했다.

총리실에서는 업무보고서 제출 시점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인수위 제출시점보다 늦지 않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부처들은 인수위원회에 업무보고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총리실에 먼저 제출하거나 늦어도 인수위 제출시점에 맞춰 총리실에도 보고하고 있다. 각 부처가 인수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시점은 실제 보고 시간 24시간 이전으로 돼 있다.

국무총리실이 각 부처가 인수위에 제출할 보고서까지 제출을 강요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인수위원회에 보고하는 문서까지 검열하겠다는 것이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부 부처는 보고서에 참여정부가 추진한 정책의 잘잘못과 이명박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추진계획까지 담고 있어 이 보고서만 보면 해당 부처 공무원들의 의중을 알 수 있고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 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미리 보고하도록 요구한 것은 아니며 인수위에 보고하는 당일 오전에 총리실에도 보고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에 사전검열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부부처가 뭘 보고하는 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취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총리실에서도 업무보고서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각 부처들은 보고서 작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수위원회 눈치만 보는 게 아니라 국무총리실의 '검열아닌 검열'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보고서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눈치보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정권이 끝나 가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국무총리실에서 자료를 요구하면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데도 신중해 질 수 밖에 없다"며 심중을 털어놓았다.

한편 총리실과 별도로 청와대는 정부 부처에 이달 말까지 2008년 사업계획에 대한 대한 업무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이면 현 정부의 임기가 채 1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청와대가 업무보고를 요구한 데 대해 각 부처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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