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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 최대 딜레마, 송종국

아드보카트 신뢰 표명에도 송종국 컨디션 논란 계속

2006 독일월드컵 국가대표 최종엔트리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송종국(수원삼성)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금 컨디션은 완전하지 않지만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1~2주 내에 100%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날인 11일 아드보카트 감독이 밝힌 최종엔트리 명단엔 송종국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아드보카트 감독이 고민하던 그 '마지막 1%'의 주인공은 송종국이었음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14일 송종국은 파주국가대표훈련장에 합류했다. 그리고 그는 세네갈(23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26일)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동안 세네갈전 전반 45분만을 소화했다. 그러나 그는 이 경기에서 허벅지 근육부상을 입어 3일후 펼쳐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는 몸도 풀지 못한 채 벤치를 지켜야 했다.

송종국 스스로의 확신 대로 100% 컨디션 회복했나?

송종국이 100% 컨디션 회복을 확신했던 대표팀 합류 이후 2주일이라는 시간도 흘러갔다. 과연 그는 스스로 확신한대로 100% 컨디션과 기량을 회복했을까?

지난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평가전 직후 아드보카트 감독은 인터뷰에서 "송종국이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일은 없을것"이라며 그에 대한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그의 판단이 과연 냉정한 판단인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선수의 모든 것은 경기에서의 플레이로 말해야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면, 송종국에 대한 판단은 그가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실전에서 어떤 플레이와 컨디션을 보였는지를 평가한다면 해결될 일이다.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대표팀 합류 이후에도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송종국 ⓒ연합뉴스


송종국이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유일하게 실전에 투입된 경기는 세네갈과의 평가전이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전반전만을 소화하고 후반전에는 조원희(수원삼성)와 교체되었다. 앞서 언급했듯 허벅지 근육부상 때문이었다.

이 경기에서 전반전 45분동안 그가 한 일이라고는 세네갈 측면 공격수의 스피드에 열세를 드러내며 범한 파울과 터치라인 밖으로 나간 공을 드로인 하는 일이 전부였다. 현재 K리그 어느 팀의 오른쪽 수비수를 그 위치에 기용해도 할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의 경기를 펼쳤다.

사실 세네갈과의 평가전이 있기 하루 전날 우리 대표팀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적응훈련을 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송종국의 몸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대화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결국 세네갈과의 평가전은 송종국에 대한 그간의 의구심과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켜준 경기가 되었다.

오랜 비행을 마치고 스코틀랜드에 도착한 송종국이 몸상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을 떠나기 전 재활훈련을 했는데 장거리 비행 때문에 몸이 굳어서 숙소에 들어가 움직여 봐야 알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인의 몸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본인 스스로 확신했던 컨디션회복이 뜻대로 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아드보카트 감독을 위시한 우리 대표팀의 코칭스텝은 더욱 더 냉정한 판단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송종국과 같은 포지션인 조원희가 지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 불안정한 수비력을 보인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더욱 냉정해야 한다.

만약 조원희가 앞으로 남은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이렇다 할 개선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송종국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수 밖에는 없다. 설상가상으로 송종국마저 신체적으로나 기량면으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도 충족되지 못한다면 상황은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와 같은조에 속한 스위스도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이후 얼마전 주전 공격수 폰란텐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결국 그를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고 하칸 야킨을 새로이 합류시켰다. 폰란텐은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예선전에서 뛸 수 있을것"이라고 월드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스위스 대표팀 쾨비 쿤 감독의 결단은 단호하고 냉정했다. 하칸 야킨을 더없이 싫어하는 그이지만, 그에겐 자신의 감정보다 경기가 우선이었다.

송종국 교체여부에 관한 냉정한 판단과 신속한 결단 필요

선수부상으로 인한 월드컵 엔트리 교체에 관하여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은 조별리그 첫 경기의 24시간 전까지 영문진단서를 제출한 이후 FIFA 의무담당관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우리의 월드컵조별예선 첫 경기까지는 아직 2주 이상 남아있어 아직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새로이 합류하는 선수가 훈련을 통해 팀과 화학적인 결합을 이루러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대표팀에서 누군가를 교체해야 한다면 바로 지금이 적기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것이 축구고, 축구에서의 경쟁"이라는 말로 선수선발에 대해서 냉정한 평가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우리에겐 골키퍼 포지션을 제외하고 4명의 예비엔트리 선수가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아드보카트 감독은 잊어선 안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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