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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외교, 일본에 먹히고 중국에 시달려선 안돼"

[김동석의 뉴욕통신] 일본-중국을 압도하는 대미 윈윈 전략 짜야

강경파 네오콘 풀 울포위츠는 1989년 국방부의 정책담당 차관을 맡으면서 걸프 지역에 대한 전략문제에 골몰했다. 당시 소련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나 국무부 내 고위 관리들은 대부분 걸프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세력은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포위츠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할 가능성을 늘 경고하면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수차례 비밀보고서를 작성해 국방장관과 대통령에게 올렸다.

현재까지 기밀문서로 분류되고 있는 그의 보고서 내용의 핵심은 "우리와 이라크는 갈수록 상이한 길을 갈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라크가 석유자원이 풍부한 이웃 국가들을 공격할 위험성이 있으며 미국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그의 보고서는 채택되지 못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이 아랍 세계로 전파될 것을 우려한 미국은 오히려 이라크를 지지하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포위츠의 경고와 예상은 적중했다.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함으로써 울포위츠의 보고서는 그대로 현실화됐던 것이다. 걸프전 종료후 울포위츠는 내친 김에 '국방정책지침'을 작성, 향후 미국의 군사력이 잠재적 적대 국가들의 도전에 대비할 전략의 방향을 제시했다. 소련이 해체됨에 따라 어떤 초강대국도 미국의 세계지배의 경쟁자로 떠오르지 못하도록 '미국의 독트린'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집단적인 행동이 어려울 때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핵이나 생물 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려는 국가들에 대한 예방공격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고 있다.

이 국방정책지침이 <뉴욕타임스>에 공개되면서 그것이 너무 호전적이고 지나치게 일방적이란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집권으로 8년 동안이나 야인생활을 하면서도 울포위츠는 줄기차게 미국의 신안보전략을 주장했다. 1998년 울포위츠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The Project for the New American Century)'를 결성해서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미국이 국가 이익을 위하여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결코 사라지지 않는 네오콘의 좌장인 ‘풀 울포위츠’는 2001년 부시 권력의 출발과 함께 국방전략 핵심으로 복귀했다. 그는 "미국은 냉전시대의 주 전략인 ‘억지와 봉쇄(Deterrence and Containment)' 정책은 21세기의 새로운 위협을 대처하는 데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기술까지 확산되면 소국과 소집단이 강대국을 공격할 수 있는 재앙을 부르게 된다고 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제조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일방주의를 전제로 예방전쟁 차원에서 미국의 국익을 위협하는 잠재적 적국을 선제공격한다는 것이다. 적국의 전제주의 정권을 붕괴시키고 미국의 가치를 존중하는 민주적 정권을 수립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잠재적 적국들이 대량살상 무기를 이용한 공격을 제어하기 위해서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함과 동시에 해외의 미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미군의 전술적 재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는 울포위츠의 이러한 주장을 미국의 정책으로 채택했다.

2002년 9월17일 부시 대통령은 예방전쟁의 개념으로 미국은 잠재적 적국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9개 항목 33쪽 분량의 '국가안보전략보고서'를 발표했다.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여 탈레반을 해체시키고 이라크를 점령하여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신안보전략을 구체화시켰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전세계적 미군재배치 전략을 마련했다. 새로운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한다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목표가 되는 '세계 불안정의 궤'를 따라서 미군을 재배치 한다는 것이다. '세계불안정의 궤'는 국지적 분쟁과 테러집단의 준동이 활발한 지역을 가리킨다. 유럽의 발칸지역에서 북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를 거쳐 중국과 북한에 이르는 지역이다.

미국의 신안보전략이 최근 일본의 해상미사일 요격실험 성공에 따른 미사일방어 체제 합류로 아시아에서 더큰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신안보전략을 뒷받침해온 조지 W. 부시(왼쪽) 대통령과 딕 체니(오른쪽)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제임스 피크 신임 퇴역군인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미 백악관


그의 전략은 이러한 미국의 잠재적 적국의 주변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고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터키 등에 주둔한 주요 기지 중 상당수를 작고 기동성을 갖춘 수십개의 전진작전기지로 재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국 동두천 2사단의 감축이나 서울의 용산기지 이전은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되는 일이다. 미국의 필요에 따라서 이러한 재배치 일이 생긴 것이지 결코 한국의 정부가 반미를 하기 때문에 그것이 싫어서 미국이 나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신안보전략 가운데 대아시아 정책은 중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을 무장시켜 중국에 대항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으며 대중국 전선을 호주에서 인도, 그리고 대만과 일본으로 라인을 그었다. 부시 행정부가 인도와 일본과 결합한 것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일본의 돈으로 미국이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지난 12월 18일 일본 방위청은 일본이 실시한 첫 해상미사일 요격실험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일동맹을 근간으로 미국과의 미사일방어 체제를 과시한 것이다. 미국의 신안보전략을 등에 걸친 일본이 평화헌법을 깨뜨리고 경제력에 버금가는 군사대국화의 길로 가겠다는 신호이다.

워싱턴에서 오랫동안 정부, 기업, 민간 등 각 분야의 막강한 로비력을 쌓아 타국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국내 파워를 갖춘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목표는 미국의 등에 타서 중국에 대항한다는 것이고, 미국은 일본을 추켜세워서 중국과 대리전을 시킨다는 전략으로 이는 최근 미국과 일본의 동맹의 수준을 강화시키고 있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둬서는 절대로 불리하다는 미국과 달리, 북한이 미국과만 관계를 맺으려 하면서 일본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일본은 최근 미국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로비를 펼치고 있다. 반면 워싱턴에서 지금 아무런 대안과 대책이 없는 한국의 상황은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미국내 지한파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워싱턴의 일본 커넥션에 한국의 새 권력이 어떻게 파고들지 궁금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체제를 위해서는 워싱턴 작동방식을 꿰뚫는 전략가와 미국 실정에 맞는 대미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새 정부가 미국의 뒤꽁무니만 따라 가다가는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일본에 먹히고 중국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화 등 급변하는 파고의 대외정세 속에서 한반도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미국과 윈윈할 수 있는 한국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 김홍국 기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4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고, 미국의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한국어 정치광고를 할 정도로 한국의 위상을 높임에 따라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미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3 18
    슨상

    김정일한테 배워라
    핵이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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