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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부시, 최초로 이라크침공 '실수' 시인

"대량살상무기 없었다" "이라크반군 조롱도 실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라크 전을 수행하면서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이라크 침공에 있어 '전술적 실수(tactical errors)'가 있었다"고 말한 적인 있지만 부시대통령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부시-블레어, 이라크 침공 '좌절과 실수' 있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에서 다시 만난 미-영 양국 정상이 이라크전과 관련된 실수들에 대해 소견을 밝혔다.

부시대통령은 먼저 "우리 모두가 믿고 있었던 대량살상무기가 거기 없었다"고 말해 이라크 침공의 이유가 됐던 정보들이 부정확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에서 "좌절과 실수(setbacks and missteps)"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부시대통령과 블레어 총리ⓒ연합뉴스


이라크전과 관련해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우선 "이라크 반군들을 조롱한 것은 큰 실수였다"고 답해, 그의 발언으로 인해 이라크 내에서 반미(反美) 감정이 고조됐다는 비판을 수용했다.

그는 2003년 6월 당시 이라크 반군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후 "'한번 해보자(bring 'em on)'라고 말해 이라크 인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줬다"고 말해 신중치 못한 발언이었다고 고백했다.

부시대통령은 가장 큰 실수로 '아브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발생한 포로학대 사건이라고 답한 뒤 "그 일과 관련해 아주 오랫동안 대가를 치루고 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또 "모든 게 우리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이라크에서 희생이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말해 지난 3년 동안 2천4백 명이 넘는 미군이 사망한 점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한편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에서 바타당을 몰아내려 한 것"을 실수로 지적하고 "좀 더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해 오랫동안 이라크에서 정권수립이 지연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시간이 지난 뒤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 말하는 것은 쉽다"면서도 "이라크가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것은 당연히 우리 적들이 우리를 물리치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고 말해 이라크의 혼란이 불가결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부시 "미군 끝까지 임무 다할 것"

이라크 주둔군 철수에 대해 양국 정상은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블레어 총리는 "최근 누리 알-말리키 신임 이라크 총리를 만나본 후 2007년 말까지 이라크 군과 경찰이 치안을 담당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부시대통령은 "나도 우리 군을 철수시키고 싶다"면서도 "끝까지 임무를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라크가 안정된 후 철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국정상은 그러나 논란거리였던 이라크 침공의 결과 "지금 이라크 국민들이 선거를 치루고 자유의지로 정부구성에 합의했다"고 평가하고 "이라크 정부에 대한 우리의 지원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원은 의무"라고 주장해 이라크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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