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공천, 이명박과 사전협의해야"
"공천심사위는 심사하는 곳일뿐. 당권-대권 분리 말도 안돼"
박 고문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당권-대권 분리와 관련, "과거에는 여당이 즉 대통령이 있는 당이 당권과 대권을 구분해본 일이 없다. 우리가 과거 여당 때도 전통적으로 수십 년 동안 그렇게 해 왔다"며 "왜냐하면 정당정치를 하는 입장이고 그런데 대통령과 당이 각자 놀아서 되겠냐? 이래서는 국민에게 그 소임을 다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고문은 이어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이 당권, 대권을 분리한다는 이 아마추어적 발상을 해 가지고 결국 청와대와 당을 분리한다, 당청을 분리한다, 대통령은 일개 평당원으로 있겠다, 그 뒤엔 또 탈당까지 한다, 이래 가지고 국정혼란과 여권의 풍비박산이 일어난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정치적으로 볼 때는 이렇게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 가지고 당은 당대로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각자 이렇게 따로따로 나간 것이 결국 오늘과 같은 그런 패배로 이어졌다"며 당권-대권 분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고문은 특히 내년 4월 총선 공천과 관련, "과거에는 예를 들면 공천 같은 걸 청와대에서 전부 다 관장해 가지고 아예 거기에서 비밀리에 해서 발표하는 형식이었으나 이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청와대와 당이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논의하고 이래서 공천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어느 한 쪽이 독주를 한다든지 당이 그냥 할 테니까 대통령은 일체 간섭하지 마라, 이런 것도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겠냐"며 이 당선자와 당이 사전협의를 통해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에 공천심사위원회가 있는데 청와대 대통령과 협의를 한다면 이 공천심사위원회의 역할이 제한받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공천심사위원회라는 것은 그야말로 심사를 하는 곳이지 마지막 최종결정까지 다 해 버리는 건 아니다"라며 "이제는 우리 당이 정권을 책임지고 국민들로부터 대임을 맡은 대통령과 잘 협의를 해서 정국운영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공천도 돼야 된다"며 공천때 이 당선자의 의중이 충분히 반영돼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의 '이명박 대권, 박근혜 당권' 분리 주장에 대해선 "정치현실이 그렇게 안 된다"고 일축한 뒤, "대통령 따로 당 따로 어떻게 그렇게 나가냐? 둘이가 상호 긴밀하게 협조하고 또 서로 협의를 해 가지고 이 막중한, 우리에게 모처럼 10년만에 온 이 막중한 정권운영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책임을 정말 반면교사로 삼아야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이상론에 잡혀서, 젖어서 당과 청와대를 분리한 결과가 지금 이렇듯 참혹한 국민이 심판을 받았지 않았냐"며 당권-대권 분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고문의 이같은 주장은 이명박 당선자가 향후 공천과정 등을 통해 당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돼 박근혜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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