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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정 장기이식 실태 日 발표, 우리는 '깜깜'

日 "3백50명 수술받다 7명 사망", 한국은 1천명 넘어

일본 후생성 조사 결과, 적어도 3백50명의 일본인들이 중국 등 외국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 등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이들이 일본 이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지나, 아직까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 노력이 요구된다.

중국서 수술 받다가 7명 사망하기도

9일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 보도에 따르면, 후생성의 이번 조사는 외국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그 실태와 문제점을 밝히기 위해 최초로 이뤄졌다. 후생성 관리는 "이번 조사는 수술을 받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환자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얻기 위한 것이지 그들을 비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후생성은 "조사결과 1백51명이 중국을 포함해 적어도 9개국에서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았고 1백99명이 미국과 호주를 포함한 12개국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실제 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일본은 장기이식수술에 필요한 장기가 절대 부족한 상황으로, 말기 환자들은 오랜 대기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외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원정 장기이식은 그동안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장기이식 수술들이 커다란 윤리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식 수술에 사용되는 장기들이 사형수이나 암시장에서 불법적으로 확보된 것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또 해외에서 장기 이식 수술을 받는 것에 대한 안전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은 일본인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원정장기이식 지난해 1천명 넘어서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보다 해외원정 장기이식 건수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장기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환자수가 2004년 1백20여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급증해 1천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주로 중국에서 장기이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술비용은 장기 비용을 포함해 입원비, 수술비 등을 포함해 7천만원~1억원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동북부 모처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은 박모씨(62)는 "국내에서 암 말기 판정을 받고 중국에 건너가 세달 동안 체류하면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내가 묵었던 병원에는 모 대학교수, 기업인 등 국내인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병원은 호텔급의 최고시설에다가 연변족 출신의 간호사, 그리고 장기가 구해질 때까지 골프 등의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말그대로 프로급이었다"며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으로 장기이식을 받으러 떠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내 대형병원들은 그동안 원정 장기이식에 부정적이었으나 최근 중국에서 수술을 받은 뒤 귀국해 후속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자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해외원정 장기이식 환자가 급증하는 데다가 일본이 먼저 실태조사 결과를 밝히자, 지난 3일 뒤늦게 실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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