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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독교우파, 줄리아니 밀기로

[김동석의 뉴욕통신] 부시 만든 네오콘-기독교우파 총결집

이라크 침공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가장 치열한 논쟁을 벌였고, 그로 인해 사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나라는 프랑스다. 2003년 12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슬람교도의 머리쓰개와 유대교도의 작은 모자, 기독교의 대형십자가 등 뚜렷한 종교적 징표는 프랑스의 국립학교에선 금지시키는 법안을 지지한다 "라고 밝혔다. 정치를 비롯한 공공의 영역에서 특정 종교의 영향을 배제한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미국정부가 즉각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국무부의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인 '존 핸포드' 는 성명을 통해서 " 학생들의 종교적 상징물의 사용은 보장 되어야 한다 " 라고 했다. 프랑스 언론은 미국이 주제넘는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교의 비합리성과 맹목적인 독선으로 역사적 비극을 경험한 프랑스는 철저한 정교분리의 원칙을 사수한다. 사적으로는 자유롭게 자신의 신앙에 따라서 행동할 수 있으나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거나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시 세계적으로 이슬람권과 기독교권간의 대립과 갈등의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민감한 논쟁이었다. 반면에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 어떤 종교도 국교가 될 수는 없지만 거꾸로 모든 종교가 정부의 간섭으로부터 보호된다 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1976년 대통령선거에서 기독교 우파는 침례교회의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는 독실한 기독교도인 지미 카터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여 그를 대통령에 당선 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카터는 선거유세에서 도덕적인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 했고 이에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적극 호응했다. 그러나 기독교 우파는 곧 카터를 버렸다. 카터가 '낙태권이 법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라는 입장을 취하자 돌아선 것이다.

기독교 우파가 결집해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것은 1976년 선거 때가 최초의 일이었다. 그 결과 기독교 우파는 미국내 주요한 정치세력이 되었다. 세계에서 기독교 우파라는 용어가 의미 있게 쓰이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한국에도 기독교 신자가 많고 대다수 교회가 극 보수적 이지만 기독교 우파라는 말은 없다. 기독교의 본산인 유럽도 정치는 교회와 철저하게 구분을 한다. 교회가 모든 것을 지배했던 중세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역사적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서 중세를 건너뛴 미국인들은 교회의 정치세력화에 거부감이 별로 없다.

미국 기독교 정치세력은 개신교 복음주의교단이 다수이지만 진보성향이나 개인적인 종교생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 우파와 구분된다. 기독교 우파의 특징은 투표율이 높은데다 거의 완벽한 몰표이다. 숫적으로도 전체 유권자의 20%선을 상회한다. 대부분이 대륙의 중.남부에 살고 있는 백인, 중장년층이 주류다. '바이블 벨트(Bible belt)' 란 정치용어가 그래서 생겨났다. 기독교 우파는 이러한 교단의 세력을 정교하게 조직화 했다. 기독교 우파의 중심은 복음주의 교단이고 핵심은 기독교 근본주의이다.

이들의 세력을 워싱턴 정치로 견인해 낸 인물이 하워드 필립스(Howard Phillips)와 폴 웨이리치(Paul Weyrich)이다. 필립스는 보수회의(Conservative Caucus)를 창설했으며 웨이리치는 맥주회사인 쿠어스로부터 돈을 받아서 대표적인 보수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을 창설했다. 이들은 근본주의 기독교목사인 '제리 폴웰' 과 ' 팻 로버트슨 '을 정치권으로 끌어 들였다. 남부 복음주의 왕국의 황제목사로 불리우는 제리 폴웰 목사가 올해 초 사망함으로 비로소 '팻 로버트슨'목사의 독주시대가 왔다.

올해 78세인 '팻 로버트슨' 목사는 예일법대를 거쳐서 뉴욕신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해서 목사가 되었다. 아버지는 연방상원을 지냈고 1989년에 기독교 우파의 정치활동 단체인 미국기독교연맹(American Christian Coalition)을 창설했다. 버지니아 비치에 있는 기독교방송 네트워크인 <CBN>과 케이블방송 가족 채널인 <TFC>의 소유주이다. 수백억 달러로 추정되는 거대한 미디어,교육,법률 제국의 황제이다.

기독교 근본주의 지도자인 '팻 로버트슨' 목사가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후보 지지에 나섰다. 사진은 교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로버트슨 목사. ⓒ 팻 로버트슨 홈페이지

그의 메시지는 매일같이 1만개의 케이블(TFC 700Club)을 통해서 전국의 7천만 가구에 전달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비밀의 왕국'을 통해서 " 신이 예수의 재림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나를 세상에 보냈다 "고 예언하고 있다. 1986년 대통령선거전에 출마해서 아이오와 코커스에선 아버지 부시를 제치고 2위를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레이건 대통령이 보수층으로부터 거의 완벽한 지지를 받도록 하는 데 최고의 공로자다.

지난 11월8일 <뉴욕타임스> 1면 토픽은 '팻 로버트슨' 목사가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후보를 지지하는 장면이다. 그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에 의외로 줄리아니가 낙점된 것이다. 줄리아니 밑으로 이미 네오콘들이 집결했는데 대중적 기반으로 기독교 우파가 합류했다. 부시의 권력을 만들어 낸 네오콘과 기독교 우파가 이번엔 줄리아니 밑에서 또 다시 결합한 것이다. 두 차례에 걸친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에서 기독교 근본주의를 번성케 한 부시에 이어 또다른 우파 보수주의 권력을 만들기 위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정치 행위가 본격화한 것이다.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 김홍국 기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4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고, 미국의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한국어 정치광고를 할 정도로 한국의 위상을 높임에 따라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미국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9 9
    해골단

    결정은 데이빗이 한다
    유가올라 데이빗 입이 째졌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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