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여야간의 논의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법사위원장을 요구하는 열린우리당의 제의에 한나라당이 반대의 뜻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양당은 오는 21일 원내대표간 회동을 통해 최종합의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인기 상임위 위원정수 늘리기에는 양당이 쉽게 합의하는 모습을 보여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야간 합의가 이뤄진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열린우리당 조일현, 한나라당의 안경률 수석부대표는 19일 국회에서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2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문광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는데 문광위원장을 한나라당에 주는 대신 법사위원장을 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한나라당은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노웅래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가 전했다.

노 공보부대표는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여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야 한다"며 "지금도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고 있어 국회가 입법기능을 할 수 없게 된 현실에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일부 상임위의 위원 정수를 늘리는데는 어느 정도 의견의 일치를 봤다. 노 공보부대표는 "한나라당은 통외통위와 건교위의 위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통외통위는 FTA와 남북문제 등 사회가 국제화하는 추세에 맞춰야 하고 건교위 역시 각종 사업이 많이 늘어나고 예산도 대규모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위원 정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데 우리당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당의 이 같은 합의는 인기 있는 상임위의 위원 수를 늘리는 등 국회의원들의 공통된 이해관계가 걸린 일에만 합의를 잘 한다는 비난도 들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당의 상임위 신청현황을 보면 건교위, 통외통위, 문광위 등 인기 상임위는 지원율이 상당히 높지만 환노위, 법사위 등 비인기 상임위는 저조한 지원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여야는 원구성 법정시한은 오는 29일까지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하고 오는 21일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 최종합의를 도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당간 입장차가 워낙 커 최종합의 도출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