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 기자회견 전문]
"삼성 위해 검찰, 국정원, 청와대, 언론 움직여"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5일 삼성그룹 비자금 관련 2차 기자회견에서 "삼성에서는 삼성이 아닌 이건희 회장을 위해 살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또 "삼성을 위해 검찰, 국정원, 청와대, 언론이 움직인다. 실시간으로 정보보고를 했다"며 삼성그룹이 한국사회 전반에 전방위적 로비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이날 뇌물 수수 검사 리스트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문의 불법 재산 형성과정 등 핵심 자료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으며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동대문 제기동 성당에는 2시간 전부터 1백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다음은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문 전문.
저는 죄인으로서 속죄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글이 유서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고 부끄럼 없이 고백하겠다. 저로 인해 상처받을 사람들에겐 한없이 죄송하다. 저는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아들이다. 선천적 심장병으로 달리기를 해 본적도 없고, 심전도 검사를 해본 적도 없어 군복무 3년 마쳤다. 친가, 외가 쪽 사람들과 의절하고 지냈다. 인천, 부산, 특수부 거치면서 검사로 인정받았다. 다시 태어나도 검사하겠다고 생각했다.
노태우 비자금 수사 당시 청와대가 수사 중단 얘기했다. 검찰을 떠났다. 변호사 업계를 잘 알고 있었다. 수임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삼성으로 갔다. 월급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들 등록금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삼성에 들어간 것이 내 인생의 큰 실수였다. 삼성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사치도 했다. 삼성은 대신 범죄를 지시했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고 회유하는 로비는 모든 인력의 기본책무였다. 구조본 안에서 검찰 인맥 수십 명을 관리한다. 설, 추석, 휴가 등 연3회 이상 정기적으로 뇌물을 돌린다. 공범이란 죄의식 때문에 괴로웠다. 현직 최고위급 검찰 중에서도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이들이 있다.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이다. 재경부, 국세청은 규모가 훨씬 크다. 돈의 출처는 각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이다.
만성 적자를 안고 있는 기업에서도 조성했다. 모두 차명으로 운영됐다. 삼성 임원들이 재산이 많은 것은 대부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월급장이가 수천억원의 재산을 가질 수는 없다. 재무팀, 구조본 등 핵심인사들 상당수는 차명계좌를 갖고 있다. 차명 비자금 계좌를 가진 임원 명단도 일부 갖고 있다. 이건 범죄다. 하지만 삼성내에선 차명계좌가 보유 자체가 훈장이다. 비자금 계좌가 만들어지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
에버랜드 편법 증여 사건은 모든 증거를 조작했다.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계를 오염시켰다. 제가 중심이 돼서 조작했다. 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할 순간이 됐다. 삼성은 삼성이 아닌 이 회장을 위해 살아야 했다. 삼성을 위해 검찰, 국정원, 청와대, 언론이 움직인다. 실시간으로 정보보고를 했다. 삼성에 가장 비판적인 시민단체 마저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이 삼성에 전해졌다. 삼성에 등지면 쓸쓸한 최후를 맞을 거란 얘기가 많았다. 삼성 기사가 나올 때마다 나를 감시했다. 삼성 측 인사가 나를 법무법인에서 내쫓았다. 아내와 인생말년을 손잡고 보내겠다는 소박한 꿈을 깨뜨렸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낭떠러지 앞에선 심정이었다. 저를 받아준 사제단에 감사한다. 많은 고민을 했다. 괴로웠다. 조직 동료 배신한 사람이라고 비판해도 괜찮다. 하지만 재벌이 더 이상 우리 사회를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시 한번 저의 죄를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이날 뇌물 수수 검사 리스트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문의 불법 재산 형성과정 등 핵심 자료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으며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동대문 제기동 성당에는 2시간 전부터 1백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다음은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문 전문.
저는 죄인으로서 속죄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글이 유서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고 부끄럼 없이 고백하겠다. 저로 인해 상처받을 사람들에겐 한없이 죄송하다. 저는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아들이다. 선천적 심장병으로 달리기를 해 본적도 없고, 심전도 검사를 해본 적도 없어 군복무 3년 마쳤다. 친가, 외가 쪽 사람들과 의절하고 지냈다. 인천, 부산, 특수부 거치면서 검사로 인정받았다. 다시 태어나도 검사하겠다고 생각했다.
노태우 비자금 수사 당시 청와대가 수사 중단 얘기했다. 검찰을 떠났다. 변호사 업계를 잘 알고 있었다. 수임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삼성으로 갔다. 월급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들 등록금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삼성에 들어간 것이 내 인생의 큰 실수였다. 삼성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사치도 했다. 삼성은 대신 범죄를 지시했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고 회유하는 로비는 모든 인력의 기본책무였다. 구조본 안에서 검찰 인맥 수십 명을 관리한다. 설, 추석, 휴가 등 연3회 이상 정기적으로 뇌물을 돌린다. 공범이란 죄의식 때문에 괴로웠다. 현직 최고위급 검찰 중에서도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이들이 있다.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이다. 재경부, 국세청은 규모가 훨씬 크다. 돈의 출처는 각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이다.
만성 적자를 안고 있는 기업에서도 조성했다. 모두 차명으로 운영됐다. 삼성 임원들이 재산이 많은 것은 대부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월급장이가 수천억원의 재산을 가질 수는 없다. 재무팀, 구조본 등 핵심인사들 상당수는 차명계좌를 갖고 있다. 차명 비자금 계좌를 가진 임원 명단도 일부 갖고 있다. 이건 범죄다. 하지만 삼성내에선 차명계좌가 보유 자체가 훈장이다. 비자금 계좌가 만들어지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
에버랜드 편법 증여 사건은 모든 증거를 조작했다.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계를 오염시켰다. 제가 중심이 돼서 조작했다. 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할 순간이 됐다. 삼성은 삼성이 아닌 이 회장을 위해 살아야 했다. 삼성을 위해 검찰, 국정원, 청와대, 언론이 움직인다. 실시간으로 정보보고를 했다. 삼성에 가장 비판적인 시민단체 마저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이 삼성에 전해졌다. 삼성에 등지면 쓸쓸한 최후를 맞을 거란 얘기가 많았다. 삼성 기사가 나올 때마다 나를 감시했다. 삼성 측 인사가 나를 법무법인에서 내쫓았다. 아내와 인생말년을 손잡고 보내겠다는 소박한 꿈을 깨뜨렸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낭떠러지 앞에선 심정이었다. 저를 받아준 사제단에 감사한다. 많은 고민을 했다. 괴로웠다. 조직 동료 배신한 사람이라고 비판해도 괜찮다. 하지만 재벌이 더 이상 우리 사회를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시 한번 저의 죄를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