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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검찰에 뇌물 상납", 명단 공개는 안해

사제단 “이재용 재산 형성 관련 문건 우리가 갖고 있다”

삼성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5일 삼성그룹 비자금 관련 2차 기자회견에서 검찰 현직 최고위급 인사 중에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인사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예고했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작은 조직, 재경부-국세청 규모가 훨씬 커"

김 변호사는 이날 제기동 성당에서 행한 기자회견에서 “삼성에 들어간 것은 내 인생의 실수였으며 그곳에서 사치도 했다”며 “삼성은 대신 범죄를 지시했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는 로비는 모든 인력의 책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구조본부 안에서 검찰 인맥 수십명을 관리하고 설, 추석, 휴가 등 연2회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 수억원까지 뇌물을 돌린다”며 “공범이란 죄의식 때문에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선 “만성 적자를 안고 있는 기업에서도 조성했고 모두 차명으로 운영됐다”며 “삼성 임원들이 재산이 많은 것은 대부분 이런 이유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재무팀, 구조본 등 핵심인사들 상당수가 차명계좌를 갖고 있고 일부 임원 명단도 갖고 있다”며 “이건 범죄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차명계좌가 훈장이다. 비자금 계좌가 만들어지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도 있다”고 삼성그룹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5일 오후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열린 '돌아온 아들(루가 15,14-32)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과 삼성, 언론, 검찰, 국세청, 금감원 등의 철저한 반성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호소와 양심성찰기도' 기자회견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버랜드 편법 증여, 모든 증거 조작"

김 변호사는 에버랜드 편법 증여 관련 공판에 대해서도 “모든 증거가 조작됐다.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를 오염시켰다. 저도 그 일에 관여했다”며 “삼성 직원들은 삼성이 아닌 이 회장을 위해 살아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버랜드 사건은 96년 말에 일어났는데 97년 8월에 입사해서 입사하기 전에 다 벌어진 일이었다”며 “에버랜드 수사를 받을 때 수사에 대응하는 진술 등을 법무팀 변호사 지휘하며 업무 분담하는 역할을 내가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고심에 계류 중인 사건이므로 추후에 상세하게 밝힐 기회가 올 것”이라며 “많은 진술과 증거들이 조작된 것은 분명하다”고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와 관련한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그는 “삼성을 위해 검찰, 국정원, 청와대, 언론이 움직이고 실시간 정보보고가 들어왔다. 심지어 삼성에 가장 비판적인 시민단체도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이 건네졌다”며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낭떠러지 앞에 선 저를 받아준 사제단에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삼성그룹에서 이날 오전 배포한 반박 보도자료에 대해선 아직까지 검토하지 못했다며 관련 질문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사제단 "이재용 불법재산 축적 과정 반드시 공개"

한편 사제단 총무 김인국 신부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형성 관련된 문건을 우리가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그러나 문건을 공개해달라는 언론의 요청에는 “이재용씨의 불법적인 재산축적 과정에 대한 삼성의 내부 문건을 김 변호사가 양심고백하면서 문건 자체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자회견 전에 얘기가 됐다”면서도 “본인이 문건 자체를 놓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들고 나오지 않았다”며 공개를 피했다. 그는 다만 “이 부분은 사제들이 약속한 것이니 추후에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무법인 서정 퇴직 과정에 대한 삼성그룹과 김용철 변호사의 엇갈리는 주장에 대해선 “매우 지엽적인 문제에 관심 쏟지 말고 달을 보라”며 “이재용 전무 재산형성 과정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 많이 알고 있지만 내부 문건을 통해 적절한 기회에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의 지난 1, 2차 기자회견 자료를 토대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삼성 비자금 문제 등 이번에 불거진 사안들에 대해 6일 검찰에 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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