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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지금 고공에서 위태로운 외줄타기"

美 집값-교육비-의료비 폭등으로 가계부채 급증

미국인들의 부채증가는 소비재 구입 때문이 아니라 주택값-사교육비-의료비 등의 가격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美 가계부채 급증 원인은 주택-교육-의료비 급등

12(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소비자 금융조사(Survey of Consumer Finance)' 자료를 분석한 연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가계부채 증가가 필수요소에 대한 지출 증가와 관계가 깊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발전센터(CAP)는 "미국인들이 고가의 플라즈마 TV나 스타벅스의 커피를 사먹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며 "주택가격과, 의료보험, 교육비 증가 등 생활에 기본적인 요소들의 가격증가가 가계 부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연간 소득이 4만5천 달러 수준인 전형적인 미국 가정의 경우 가계부채는 물가상승을 반영했을 때 33.1% 증가한 반면,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이 기간 동안 이들 가계의 실질 소득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가계지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가격은 크게 올랐다.

CAP의 크리스티안 웰러 수석 연구원은 특히 "지난 5년 동안 의료보장, 주택, 식료품, 자동차등 필수 가계 지출은 11.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면서 "대부분의 가정이 대출을 받아 차액을 충당했다"고 말해 부채 증가의 원인을 설명했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주택융자 두 배 이상 증가

엘리자베스 워렌 하버드대 법학교수도 "최근 부채증가와 개인파산 등의 원인은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의 가격상승에 원인이 있다"며 "미국인들은 지금 높은 곳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으며 단지 바람이 불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그는 "지난 1989년부터 2004년까지 주택구입과 관련한 가계 부채의 증가만을 비교해 봤을 때 평균 주택 융자규모가 4만6천9백 달러에서 9만6천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가계 부채 증가의 주원인이 지난 수년간의 주택가격 상승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교육관련 부채는 지난 1992년부터 2004년 사이 가구 평균 3천4백27달러에서 7천8백 달러로 1백27% 급증했으며 의료보험 비용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미국 주택가격 지수, 지난 1995년 이후의 급격한 상승을 보여준다ⓒOregon University


그는 그러나 "대부분의 중산층 가정들이 실질소득 변화에 따라 생활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로 인해 파산하는 가정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개인주택을 보유할 수 없는 가정들은 다른 형태의 주택에 거주하는 것을 고려하고 보유차량도 줄이는 한편 다른 직업을 구해 소득 증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웰러 연구원과 워렌 교수 등은 또한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가계 부채 증가의 문제점을 인식해 가정이 붕괴되기 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만약 정부차원의 조치가 없을 경우 개인파산법에 따라 많은 가정이 부채에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결국에는 수만은 가정이 증가하는 부채 때문에 주택을 잃고 말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한편 스티븐 로치 모간스텐리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주택가격에 심각한 수준의 거품이 있다"며 "미국 주택가격이 붕괴되기 시작하면 미국가계는 물론 세계 경제에 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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