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병립형 시사

친명들도 앞다퉈 가세, 연동형 세력 향해 "왜 민주당에 남아 정치?"

2023-11-29 09: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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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선거구제 개편 논란과 관련,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겠나"고 말해 병립형으로 회귀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으면서 당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을 방문한 뒤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한 지지자가 '이기는 선거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 주세요'라는 댓글을 달자 "맞다. 선거는 승부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 엄혹하다"며 "만약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지금 이 폭주와 과거로의 역주행을 막을 길이 없다. 지금은 국회에서 어느 정도 막고 있지만, 국회까지 집권여당에 넘어가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될 것이다.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상과 현실 중 현실의 비중이 높아진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쁜 세상이 되지 않게 막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거듭 병립형 회귀를 강력 시사했다.

그는 "신중하게 논의하겠다. 어쨌든 선거는 결과로 이겨야 한다"며 재차 병립형을 시사했다.

이대표 최측근인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도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선거제는 여야가 합의해서 가는 게임의 룰"이라며 "게임의 룰을 민주당만의 가치, 민주당만의 방향으로 이것이 아니면 나쁜 것이다, 선거악이다 이런 것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는 맞지 않다"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병립형 수용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1987년 민주화 이후, 1988년부터 현재까지 한 40년 정도의 국회의원선거 과정상에서 단 한번도, 아무리 여야 간의 대립이 극단으로 대치했더라도 여야 합의를 통해서 사실은 선거법이 결정됐다"며 "그걸 깬 게 2020년이라 거기에 대해서 제가 보기에는 이제는 민주당이 결자해지해야 된다. 잘못된 것이었다라면 잘못을 인정하고 여야가 합의해서 가자라는 정신을 살리고 논의하고, 병립형이든 준연동형이든 다 열어놓고 얘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친명 진성준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준연동형 고수시 국민의힘이 제1당이 될 것이라는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시뮬레이션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 비례의석을 많이 가져가게 되니까"라며 "그렇게 되면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거나 그 퇴행을 막기는커녕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되는 거니까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라고 하는 당초의 당의 방침이나 목표와는 영 상반되는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는 병립형 회귀에 찬성하는 민주당 의원이 많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저는 많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절반을 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 절반에 육박하는 75명의 의원이 위성정당 방지와 준연동형제 고수를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민주당에 소속되어 있는 의원들이 다당제가 지고지선이다라고 자꾸 주장하면서 민주당의 의석을 헐어가지고 다른 소수 정당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하게 하자라고 하는 주장을 하는 게 자기모순 아니냐? 자가당착 아닌가? 그분들은 왜 그러면 민주당에 소속되어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노력하시는 거냐"라며 "그러자면 민주당에 남아서 정치할 이유가 뭐가 있나? 다른 정당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병립형과 준연동형을 놓고 두토막나면서 이날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격렬한 공방이 예상되자, 의총을 30일로 순연했다.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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