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내분 사태'가 장장 14년 만에 일단락됐다.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과 신한은행은 17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린 조정기일에서 "미래 지향의 호혜 정신에 터잡아 원고(신상훈)의 명예회복과 신한금융그룹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과거사로 상처받은 신한금융그룹 주주와 임직원, 고객 등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던 신 전 사장 측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신 전 사장은 신한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은 물론 함께 희생된 후배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면서 "이제 이렇게라도 신한금융그룹 측과 조정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응어리를 풀게 돼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단은 대선 직후인 2008년 2월, 돈가방 3개에 담긴 문제의 3억원이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 형인 이상득 의원측이 대선 직후 당선 축하금으로 받아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수사와 재판에서 이 의원에게 건네진 물증을 제시하지 못해 결국 영구 미스터리로 남았다.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 2009년 9월 신 전 사장이 신한은행 창립자인 이희건 전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에 손을 댔다며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신 전 사장은 2008년 1월 하순 라 전 회장 지시로 현금 3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반발했으나,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3억원 지시·전달 사실을 전면 부인했고 신 전 사장은 재판에서 일부 유죄 판결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신 전 사장은 과거 수사 당시 횡령 금액으로 지목돼 은행에 갚은 2억6천100만원을 라 전 회장이 지금이라도 대신 부담해야 한다며 지난해 4월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13일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