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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당, '경선 유령' 30만명 솎아내

명의 도용 4만6천, 유령 전화번호도 6만4천. '진흙탕 선거'

'유령선거인' 논란을 빚고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선거인단 가운데 이름을 도용당한 사람만 4만6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밖에 '등록되지 않은 번호'도 6만4천여건이나 적발되는 등 부적격자가 많아, 민주신당은 당초 발표했던 경선선거인단 96만여명중 무려 30만명을 솎아냈다.

한마디로 30만명이 '유령선거인'이었다는 얘기로 민주신당의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는 동시에, 유령선거인을 동원한 예비후보도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민주신당 국민경선위원회의 이목희 부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ARS 방식으로 경선 선거인단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선거인단 중 4만6천1백75명이 본인의 신청 사실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이름을 도용당했다는 것.

또한 전화를 걸어본 결과 '등록되지 않은 번호'로 확인된 결번율도 6만4천여명에 달한 것도 밝혔다. 전형적인 '유령선거인'인 셈.

이밖에 두차례 전화를 모두 받지 않은 통화실패율도 9만4천여명에 달해, 이들 모두를 제외한 통화성공자는 조사대상 78.1%인 56만여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당초 총 접수자는 96만6천2백95명. 열린우리당 승계당원 중 선거인단 참여의사를 밝힌 6만5천여명과 인적사항 미비 또는 중복신청 사례 등을 걸러 72만2천31명의 전수조사 대상을 확정해 조사를 실시했다.

국경추는 이들 문제 선거인단들을 제외한 결과, 67만5천8백38명만 경선선거인단으로 확정했다. 무려 30만명 가까이를 무적격 처리한 셈이다.

이밖에 전수조사 방식을 통해 확인된 진성 선거인단에 대해서도 불신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에 사용된 ARS 자동전화 메시지는 `선생님께서는 민주신당 국민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하셨습니다. 참여하지 않으셨다면 1번을 눌러주세요. 참여하셨다면 수화기를 내려놓으십시오'라는 문구다. 자동전화 기계음에 대한 거부감때문에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리거나, 1번을 누르지 않고 잠시 머뭇거리는 경우 전화가 끊기면서 진성 선거인단으로 분류된다. 또한 자리를 비워 전화 벨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업무 때문에 전화를 받지 못해도 진성 선거인단으로 분류된다.

이에 민주신당 홈페이지에는 전수조사 방식을 비난하는 글들이 빗발치며, ARS를 통해 확인된 진성 선거인단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0만명의 유령선거인단이 적발되는 등 민주신당 경선에 초반부터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목희 부위원장은 이같은 사실을 밝힌 뒤, "선거인단 접수자에 대한 본인의사 확인작업을 끝내고 예비경선 선거인단 1만명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경선위는 본인 여부가 확인된 국민선거인단 중 7천명을, 열린우리당 승계당원 출신 6만5천여명 가운데 3천명씩 각각 뽑는 방식으로 1만명의 선거인단을 확정했다.

이처럼 확인절차를 거쳐 30만명을 솎아낸 뒤 나머지 선거인단만 놓고 선거를 치루는 만큼 선거결과에는 큰 하자가 없을 전망이나, 전체의 3분의 1에 가까운 선거인단이 '유령선거인단'으로 드러남에 따라 새 정치를 표방한 민주신당의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이 가해지는 동시에 유령선거인을 대거 동원한 후보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되는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확인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 민주신당 게시판에는 이름을 도용당한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으나, 심지어는 일부 언론사의 정치부, 경제부 기자들 이름까지 도용당한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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