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가속에 1년새 금융사 점포 1천개·인력 8천명 급감
올해 3월말 기준 전년 동월 대비…보험 점포·인력 최다 감소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보험 등 국내 금융사의 지난 3월 말 점포는 1만5천924개로 전년 같은 달의 1만6천961개에서 1천37개가 줄었다.
보험의 영업 점포가 지난해 3월 말 5천716개에서 지난 3월 말 5천18개로 698개가 줄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어 은행이 380개, 증권사가 22개, 농·수·산림조합이 11개, 상호저축은행이 3개, 종합금융회사가 1개 줄었다.
반면 공격적인 영업을 벌인 자산운용사는 점포가 34개,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47개가 늘었다.
보험 중에서는 생명보험사의 점포가 이 기간 650개, 손해보험사가 48개 감소했다.
이처럼 보험 분야의 점포가 급감한 것은 보험 모집 시스템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화가 급격히 이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보험설계사나 영업점을 통하지 않고 고객이 휴대전화 등 전자 기기를 통해 다이렉트 보험 등 직접 보험 가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기존에 복잡했던 보험 상품 가입 시스템이 디지털화하고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유지 비용이 들어가는 오프라인 점포를 많이 둘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은행 또한 디지털화와 비대면 업무 확대의 흐름 속에 점포 구조 조정이 이어지면서 서울, 경기, 인천 등 대도시권 소재 점포를 중심으로 줄이는 추세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송석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점포가 전혀 없는 기초자치단체가 47곳에 달했다.
4대 시중은행의 점포가 없는 기초자치단체는 전남이 강진군, 고흥군, 곡성군 등 12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경북(9곳), 전북(6곳), 강원도(5곳), 충북(4곳) 순이었다.
이처럼 점포가 줄어들거나 기초자치단체에 점포가 없는 이유는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이 점차 발달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점포 통폐합으로 노령층 등 금융이용자 불편 가능성이 제기되자 최근 들어 우체국 창구 제휴, 공동 점포 활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확대와 점포 효율화 추진 등으로 점포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사 점포들이 1천개 넘게 줄어들면서 직원 수 또한 급감했다.
지난 3월 말 금융사 직원은 38만6천129명이었는데 올해 3월 말에는 37만8천56명으로 8천73명이나 줄었다.
보험사 직원은 지난해 3월 5만8천545명에서 올해 3월 5만2천932명으로 5천613명 감소했다. 은행도 이 기간 11만9천754명에서 11만7천505명으로 2천249명이 줄었다.
아울러 농·수·산림조합이 이 기간 2천65명, 증권사가 459명, 신용협동조합이 20명 줄었다.
반면 자산운용사는 이 기간 직원이 1천425명 늘었고 상호저축은행이 367명, 여신전문금융사가 504명, 종합금융회사가 37명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와 은행들이 지난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해서 희망퇴직 등을 받아 자체 구조 조정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선 영향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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