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한덕수 국무총리 내정자가 2일 밤 3시간 동안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한 내정자가 '책임장관제'를 건의하고 윤 당선인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배석했던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3일 오전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 기자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당선인이 2일 밤 한 전 총리와 3시간가량 샌드위치 회동을 하며 국정 운영과 조각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장 실장은 한 총리에 대해 "사실 제가 삼고초려를 했다. 3번 이상 찾아뵙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며 "(총리직을) 수락한 게 다 못 이룬 개혁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오랜 공직생활 동안 자신이 바라던 바들을 하나씩 착실하게 이뤄나갈 포부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장 실장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이) 장관을 지명하고, 그 장관 지명자에게 차관을 추천받는 게 되면 공직사회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질 것이다. 인사권자가 인사권을 좀 더 책임 장관에게 주면 훨씬 팀워크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책임장관제를 건의했다. 책임장관제란 장관에게 인사권 등 전권을 주되, 잘못될 경우에는 책임도 묻는 방식을 가리킨다.

장 실장은 "윤 당선인도 굉장한 공감을 표했다"며 "윤 당선인이 제게 장관 지명이 끝나면 차관 인사 등을 잘 의논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73세인 한 전 총리의 나이가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외교·경제·통상을 관통할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며 "그 연세라는 게 경륜으로 본다. 세월없이 어떻게 그 경륜이 쌓였겠느냐"고 반문했다.

장관 후보자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많은 분을 저희가 동의를 받아서 검증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인사 검증팀에) 넘어가 있는데 결과는 봐야겠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족족 발표할 예정"이라며 단계적 발표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