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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6월방북 확정에 고이즈미 3차방북 포기

물밑서 북한과 3차 방북 협상, "납북자 송환시 현물지원"

오는 5~6월께 세번째 북한방문을 추진해온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가 “세번째 방북을 위한 상황이 되지 못할 것 같다”고 사실상 포기 의사를 밝혔다.

3일 <지지(時事)통신>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고이즈미 총리는 9월말 임기종료 전까지 방북 가능성을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 납치문제, 핵문제, 북한과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같은 상황이 되지 못할 것 같다. 정세가 어렵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과의 수교를 아시아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는 일본이 상황을 반전시킬 유용한 카드로 판단, 납치피해자 문제와 금융제재 등 대북압력정책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에 맡긴 채 방북을 추진해왔다. 고이즈미는 지난 1월 신년사 발표때 3차 방북 의지를 밝힌 뒤, 5월 한순에서 6월초 방북 실현을 위해 물밑 노력을 해왔다.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에 대해 미국 측은 북핵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일본 측 고위담당자가 극비리에 평양을 수차례 다녀왔으며 4월 초 북한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이 온 가운데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 가운데 일본 측에 인맥이 두터운 인사가 파트너로 나서 물밑 접촉을 벌이면서 분위기를 조성해왔다는 것이 일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 전문가는 “일본은 3차 북일 정상회담에서 메구미의 생사 확인을 비롯한 납치문제를 봉합하고 북일 국교수립 교섭에 나서는 등 일련의 시나리오를 갖고 북한과 접촉해왔으며, 북한은 이에 긍정적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일본은 납치피해자 문제에 협조해 주는 대가로 현금이 아닌 대량의 생필품 등 현물지원을 북한에 제의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방북 시기와 관련, 미중 정상회담 이후 일정한 조정기를 거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이전에 실행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DJ 6월 방북을 먼저 확정하는 등 고이즈미 방북을 후순위로 미루자, 고이즈미 총리는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사실상의 방북 포기 입장을 밝힌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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