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부채 5조원 중 3조원을 갚고 나왔다'는 이명박 후보 주장에 대한 의혹을 <조선일보>가 제기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진영간 뜨거운 진실공방이 불붙었다.

이명박측 "3조원 축소한 것 맞다"

1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후보가 시장으로 취임한 2002년 지하철 부채계정은 4조 4천8백억원이었고 이밖에 본청 부채에 지하철 관련 부분이 6천2백억원이 포함돼 있어, 지하철 관련 총 부채는 5조1천억원이었다. 이 후보가 퇴임한 2006년 지하철 부채는 4조2백25억원으로, 1조1천억원의 부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은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때 지하철 부채를 '건설부채'와 '운영부채'로 분리했다며 이 후보가 지하철 부채 중 운영부채(2조원)를 빼는 방식으로 적자 축소액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명박 선대위의 박형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는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부채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하철의 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여 경영효율을 달성하기 위해 서울지하철 경영 합리화의 걸림돌이었던 지하철 건설부채에 대한 공사측의 부담을 덜어주고, 지하철공사측이 경영 다각화, 구조조정 등 경영 합리화를 통해 독립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함께 관리해 오던 건설부채와 운영부채를 별도 계정으로 분리, 서울시와 정부가 지하철 건설부채를 떠맡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후보는 이 같은 서울 지하철 경영 합리화 원칙에 따라 예산 절감, 정부 지원금 확대 등으로 마련된 재원으로 서울 지하철의 건설부채를 2조 7천억원 가량 줄여 5조원 수준에서 2조원 수준으로 줄였다"고 거듭 3조원 예산절감을 주장했다.

박근혜측 "건설부채만 줄이고, 운영부채는 빼"

박근혜 선대위의 유승민 단장은 그러나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 지하철 부채 중 건설부채만 줄어든 것을 두고 왜 서울시 전체 부채가 줄어든 것처럼 국민들에게 허위사실을 말했나"라고 반문한 뒤, "2002년의 서울시 지하철 전체 부채(건설부채+운영부채)를 2006년의 건설부채와 비교하여 부채를 줄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 기간 동안 운영부채가 2조원이나 늘어난 것을 고의적으로 빼고 억지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혜훈 박근혜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2005년 뚝섬부지 1만 6천여평을 팔아 벌어들인 매각 수입(예상액 총 1조1천여억원)을 고려하면 실제 부채 증가는 5조 4천여억원 이상일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성실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