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지명. "경제 잘아는 분"
의전서열 2위→5위. 경제정책 '친기업'으로 전환 예고
국가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 출신이 의전서열 5위인 국무총리에 지명된 것은 한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로,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 등 야권에서 '3권분립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 제2대 국무총리로 정세균 의원님을 모시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리 사회의 낡은 시스템을 개혁하고, 혁신적이고 포용적이며 공정한 경제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며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세균 후보자는 우선 경제를 잘 아는 분이다.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으로 수출 3천억불 시대를 열었고, 6선의 국회의원으로 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이라며 "무엇보다 정세균 후보자는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며 경제와 타협에 방점을 찍어, 향후 경제정책 방향이 '친기업'으로 전환할 것임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도 김진표 민주당 의원을 차기 총리로 강력 검토, 경제정책 전환을 시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저는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며 "그러나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외 환경이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새 국무총리 후보자는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며 민생과 경제를 우선하도록 내각을 이끌고, 국민들께 신뢰와 안정감을 드릴 것"이라며 "훌륭한 분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게 되어 감사드리며, ‘함께 잘사는 나라’를 이루는 데 크게 기여해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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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고 떠나는 이낙연 총리를 향해선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국정개혁의 기반을 마련하고 내각을 잘 이끌어주신 이낙연 총리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고, 현장 중심 행정으로 국민과의 소통에도 부족함이 없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낙연 총리님이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자리에 서든,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전북 진안 출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간 재직했다.
이후 1995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권유로 정치계에 입문해 15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전북 진안.무주.장수와 서울 종로에서 내리 6선을 지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를 거쳐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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