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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돼지야, 다신 이 땅에 태어나지 마라"

천도제, 추도시, 고발 그림 등 네티즌 자발적 추도행사 잇따라

지난 22일 일부 이천시민 시위대에 의해 사지가 찢겨 잔혹하게 살육된 생후 두달의 어린돼지의 넋을 기리기 위한 천도제가 27일 오후 아기돼지가 도살된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열렸다.

동물사랑실천협회과 한국동물보호연합이 공동 주최한 이날 천도제에는 이들 단체 회원들과 네티즌들이 참여해 죽은 아기돼지의 영정 사진과 분향소가 차려지고, 동물단체 회원이기도 한 정광 스님이 아기돼지의 넋을 위로하는 제를 올렸다.

분향소에는 아기돼지 영정뿐 아니라 아기돼지 인형들과, 인간의 야만에 희생된 아기돼지에게 인간을 대표해 사죄하는 네티즌들의 편지도 소복히 쌓였다.

네티즌들은 눈물로 아기돼지에게 사과하고 넋을 위로하는 동시에 어린돼지를 도살한 시위대 관계자들의 처벌 및 이를 방관한 이규택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한 이천시 대책위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7일 국방부 앞에서는 인간의 야만에 희생된 아기돼지의 넋을 기리는 천도제가 열렸다. ⓒ연합뉴스

네티즌들이 27일 오후 국방부 앞 어린돼지 천도제에 참석해 아기돼지에게 눈물로 인간의 야만을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도제 외에도 인간의 야만에 희생된 아기돼지의 넋을 기리는 네티즌들의 추도의 글과 그림 등이 잇따르고 있다.

ID 'youlightupmylife'는 동물보호연합에 한 편의 추도시를 올려 보는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얼마나 아팠니?
얼마나 엄마를 찾았을까?
이제 너는 갔다.
더 이상 어찌해줄 수 없이
모든 가능성을 뒤로 하고 너는 우리를 떠났다.

너는 갔지만
우리는 너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너를 떠나보낼 수가 없었다.
우리 가슴 속에 네가 있는 한
너는 우리 안에 살아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기 돼지야.
네가 이유도 모르고 당했던 고통과
목이 터질듯 울부짖던 너의 절규가
지금도 우리 마음 속을 맴돈다.
우리 귓전을 맴돈다.

우리 눈에서 흐르는 눈물로
너의 상처를 씻어주고
너의 고통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다시 그날로 돌아가
그들의 광기를 멈추게 할 수만 있다면

아기 돼지야,
너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으마.
그것이 우리에게 남은 속죄의 길임을
우리 자신을 치유하는 길임을
우리는 안다.

잘 가라, 아기 돼지야,
이승의 추악한 인간들 짓거리
모두 잊고 편히 쉬어라.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 태어나지 말아라."


인터넷에는 아기새끼를 잔혹하게 도살한 인간의 야만을 질타하며, 아기돼지가 겪었을 극한 고통을 극화한 그림 등도 실리고 있다. 특히 ID '백병장'의 그림은 많은 네티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능지처참되는 과정에 아기돼지의 고통을 극화한 '백병장'의 그림. ⓒ동물보호연합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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