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 사무총장의 4억 수수 사실이 밝혀지면서 풍파를 맞고 있는 민주당의 한화갑 대표가 "(열린우리당과 함께 있을 때 지게 된)23억의 빚을 차압하겠다는 통보가 와 특별대책을 마련한다는 생각에서 그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 사무총장이 받은 돈이 어려운 당 재정을 극복하기 위한 특별당비 성격이었다고 거듭 주장한 것이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24일 SBS 라디오 '진중권의 시사전망대'에 출연, 이 같이 밝히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 선관위에서 민주당 앞으로 선거 보조금이 19억 정도 나왔는데 그것을 차압하겠다고 하니 선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그에 대한 특별대책을 마련한다는 생각에서 사무총장이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이 처음에 선물이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한 대표는 "처음에 당황해서 그런 모양"이라며 "제가 일본으로 가기 전 특별당비 문제를 토의하기는 했고, 사무총장이 맡아서 처리하자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냈는데 이를 갖고 사무총장이 미리 나선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계좌이체' 등의 투명한 방법이 아니라 '현찰'이 오간 것에 대해 한 대표는 "왜 (계좌이체 등의)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그런 면에선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고 곤혹스럽다"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한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손길이 뒤에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런 얘기가 아니라 23억 차압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나 누구도 정치적인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현재 '민주당 죽이기의 일환'으로 규정하고 있는 구체적 근거에 대해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는 "근거가 있으면 민주당 죽이기라고 말하지, 의심스럽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청와대에서 말 꺼내기가 무섭게 마치 그물 쳐 놓고 기다렸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을 검찰에서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갑 대표의 책임론을 묻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한 대표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제) 책임라고 말하던 사람들"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한 대표의 주장은 그리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노동당의 박용진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주장대로 특별당비였다면 특별당비를 낸 최락도 전 의원을 왜 제명했으며 최 의원을 마치 정치공작의 끄나풀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이상하다"며 "중앙당 주장대로 특별당비였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고 전북도당 주장대로 제명처분할 만한 공천비리를 저질렀다면 민주당의 음모론은 거짓해명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