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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단식 19일째 문성현 민노대표 방문

단식중단 권유에 문대표 "타결전 협상내용 공개하라"

문성현 대표의 단식 19일차인 26일 오후 문재인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와대 분수대 앞 농성장을 방문, 단식중단을 권유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발령 이후 각당을 순회한 문 비서실장의 첫 인사자리인 셈.

문 대표는 30분간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지난 22일 대통령에게 제안한 타결 전 끝장 토론이 "타결 후 토론하자"며 거절당한 데 대해 "타결된 이후의 모든 내용들은 이제 국회의 결정사항이 되는 문제이고 타결된 이후에는 어떠한 내용도 변경이 불가하다"며 타결 전 토론의 중요성을 재차 밝혔다. 그는 동시에"협의 내용은 타결전에 공개되어야 하며 그렇지 못하더라도 타결 이후의 정보는 미국과 동시에 공개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봤을 때 지금 협상중인 상태인데 앞으로 우리가 협상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전략을 밝히고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협상에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며 "협상은 정부에 맡기고 협상후 평가는 여러분께서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강기갑 민노당 의원은 "FTA는 실제 농업은 다 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농업을 두부자르듯이 다 내어줬더라도 우리가 얻을 실익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협상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심재옥 최고위원은 "현재 통상절차법이 체결되지 않은 이 상황에서 국회조차 FTA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통상절차법 제정후 FTA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비서실장은 이에 문 대표에게 "앞으로 열심히 토론할 시간이 있는데 건강을 조심해야 하지 않겠냐"며 단식농성을 풀기를 권유했고, 문 대표는 "천정배, 김근태 의원도 단식하는데 단식 동맹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부했다.

대화록 전문

문성현 대표 : 바쁘실텐데 와주셔서 감사하다

문재인 비서실장 : 비서실장 처음 발령받고 여러 정당에 이사를 다닐 시기에 맞춰 대표께서 단식을 시작하셨다. 진작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문성현 대표 : 이해한다. 일단 FTA와 관련해서 걱정이 태산같고,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말씀하신 것 처럼 시한에 쫓기지 않겠다고 말씀하시고 이익이 되는 협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하셨는데 지금 이 마당에 이익은 둘째치고 시한에 쫓기는 것 만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FTA와 관련해서 국민들은 내용을 잘 모른다. 미국이 정해놓은 시한에 연연하지 말고 타결전에 FTA 내용을 좀 열어놓고 충분히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

대통령과는 저하고도 인연이 좀 있는 사이다. 그러나 FTA는 너무나도 큰 문제이다. 만약 대통령께서 이런것들을 감안안하고 추진하신다면 상당한 수준의 대립이 있을 것이다.

문재인 비서실장 : FTA와 관련해서 대표께 말씀을 듣고 토론할만한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민주노동당이 생각하시고 걱정하는 바를 잘 알고 있고 참고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협상단 시한에 쫓기는 강박을 느끼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도 이런 것들 참고 하신 것 아니겠냐.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충분히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타결이 된다면 실익을 놓고 따져가면서 내용을 좀 놓고 평가 토론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문성현 대표 : 타결된 이후의 모든 내용들은 이제 국회의 결정사항이 되는 문제이다. 타결된 이후에는 어떠한 내용도 변경이 불가하다. 이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고 국회의 비준 여부에 달린 것이다. 또한 미국은 타결되자 마자 국회에 보고되는데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내용 가지고 얘기하기에는 복잡하겠다. 그러나 협의 내용만큼은 미국과 동시에 공개되어야 한다.

타결도 안해놓고 내용공방이냐는 시각으로 접근하지 말고 적어도 미국과 똑같은 속도로 국민에게 내용이 알려져야 하며 국회 각상임위를 통해서 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 정부에서도 자신있게 협상에 임했다면 공개를 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또,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공개되지 않아도 미국 언론을 통해서 어차피 내용이 들어오게 되어 있다.

문재인 비서실장 : 공감한다. 타결된다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내용이 공개되어야 할 것이며 협상 내용을 충분히 평가하기 위한 여러 논의를 다각도로 마련할 것이다.

심재옥 최고 : FTA 타결에 이르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지 평가해보고, 평가한 뒤에 정말 문제가 없고 이익이 된다면 그때 타결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적절한 통상법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아야 하는 협상인데도 그런 절차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비서실장 : 현실적으로 봤을때 지금 협상중인 상태인데 앞으로 우리가 협상하고자 하는 방향이나 전략을 밝히고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협상에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 여러 반대의견도 많지만 협상은 정부에 맡기고 협상후 평가는 여러분께서 하시면 좋겠다.

심재옥 최고 : 최근 말레이시아가 미국과의 FTA를 중단했다. 중단된 이유는 우리나라의 협상 초안에 있었던 투자자-국가제소와 관련된 내용 등이었는데 이런 것들을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이런 내용이면 안되겠다는 반대의견에 따라 중단된 것이다.
우리 국민 역시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협상 내용을 타결한 이후에 공개한다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아무리 협상 전략도 중요하지만 협상에 대한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다.

문재인 비서실장 :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FTA 체결이 중단된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나 미국, 말레이시아는 서로간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있다. 이 선이 보다 일찍 장애로 부딪히면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는 그 선이 지켜졌기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협상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미국이 크고 강한나라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협상 능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협상을 견제하는 것이 의회라면, 우리나라는 시민사회가 잘 코치를 해주고 있고 이것이 잘 참고되지 않나

문성현 대표 : 전혀 그렇지 않다.

강기갑 의원 : 미국의 경우 현재 FTA에 대한 의회의 입김이 바로 통상에 전달되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회와 통상협상단에는 담이 쳐져 있고 이야기 전달도 안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현재 통상절차법이 없는 것은 입법부인 국회의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했다는 점 있다.
나는 이번 FTA로 인해 우리 농업을 다 내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실질적으로 농업을 빼고도 스크린 쿼터 등도 다 내어주지 않았나. 내 생각에는 우리 나라 농업을 두부자르듯이 잘라서 제외시켰다해도 우리가 얻을 실익은 없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비서실장 : 내가 지금 세부 내용을 다 알고 답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개방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각 나라는 FTA를 다들 언젠가는 해야하는 문제이다. 우리가 미국에 내놓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가 얻어내는 부분이 있다. 서로간 주고받기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우리는 피해를 보는 분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타결되는 대로 내용을 밝히고 토론할 것이다. 또 앞으로 이런 기회도 자주 만들 것이다. 오늘 나눈 말씀 대통령께 다 보고드리겠다. 그러니 어서 단식을 푸셨으면 좋겠다.

문성현 대표 :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께서는 처음 FTA를 추진할때와 지금 FTA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졌을 것이다. 처음 FTA에서 이만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보니까 아니다 하는 대차대조표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실제 한미FTA는 개방이라는 일반적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대통령께서도 다 알고 계실 것이다.

시일에 쫓겨서는 절대 안된다. 대통령께서도 애초 당신이 생각하셨던 것과 지금 현실적으로 생각했던 바가 다른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심재옥 최고 : 현재 통상절차법이 체결되지 않은 이 상황에서 국회에 조차 FTA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 그러나 통상 협상에서는 계획, 보고, 평가, 생산자와 관계자의 요구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무조건적으로 개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자는 것이다.

문재인 비서실장 : 민주노동당이 FTA를 반대하는 것은 서민의 삶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염려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통상절차법의 경우 국회가 논의할 사항이지만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신경쓰겠다.

문성현 대표 : 천정배, 김근태 의원께서도 FTA 반대 단식농성을 진행하신다고 한다. 이참에 단식동맹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웃음)

문재인 비서실장 : 건강에 심하게 부담되지 않나 오늘 나눈 얘기는 대통령께 보고 드리겠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이 나가 계시지 않나. 그러니 단식을 이제 그만 풀고 건강을 추스리시기를 바란다. 또 열심히 토론할 기회가 앞으로 있지 않나. 다른 정치인들이 단식하는 것과 문 대표의 단식은 좀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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