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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盧가 농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민노당도 "盧, 여론 호도하지 말라" 질타, 盧발언 파문 확산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국민과 함께하는 업무보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농민들을 "염치가 없다"고, 진보적 정치인들에 대해선 "정직하지 못하다"고 싸잡아 비난한 데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심상정 "盧, 농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심상정 민노당 의원은 21일 성명을 통해 노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한미FTA에서 농업부문에서마저 모든 것을 내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리자 노무현 대통령은 오히려 농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노대통령 발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심 의원은 "대통령은 농업도 시장주의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현재 농민들이 어려움에 빠진 것은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농민들 자신의 책임이라는 얘기"라며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막대한 보조금의 내용을 알고 있지 못한 듯하다"고 질타했다.

심 의원은 또한 "노 대통령의 어제 발언은 대통령이 심각한 수준의 정치적 훈육주의에 빠져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며 "어제 대통령 말 어디에도 국민을 섬기겠다는 정신은 없었다. 다만 따라오지 않고, 따라오지 못하는 국민은 버리겠다는 훈시로 가득 찼다"고 노 대통령을 '제2의 박정희'로 규정했다.

심 의원은 특히 노 대통령의 “염치도 없다. (농민은) 한.미 FTA 하면 또 돈 내놓으라고 하고, 한.중 하면 또 내놓으라고 한다”는 발언을 박정희 대통령의 농민 훈육발언의 복제판이라고 지적한 뒤, "20세기의 반, 또 21세기에도 우리 농민이 대면하는 위정자는 한결같이 농민을 가르치려들고, 발가벗기려고 든다. 우리 농민의 처지가 더욱 딱하고, 애처롭다"고 개탄했다.

심 의원은 "우리 농민이 무능했고 모자라서 우리 농업이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는 것이 아니며, 고사 지경에 몰려있는 게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는 곧 농업의 수난의 역사다. 대통령이 툭하면 자랑하는 각종 산업 지표의 배후에 농업의 주검이 쌓여 있다"고 노 대통령의 일천한 농업현실 인식을 질타했다. 그는 "농업에 관한 한, 농민에 관한 한, 대한민국은 떳떳할 수 없다. 이 나라는 농업에 부채감을 느껴야 하며, 그러하기에 때늦었지만, 우리 농업을 위해 뭔가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시장주의나 한미 FTA는 대안이 아니다"라고 꾸짖었다.

심 의원은 또 한미FTA를 다른 정권은 못할 '자신의 특단'이라고 한 노대통령 말에 대해서도 "한미 FTA는 이 정권 아니면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며 "농업 파탄내고 서민 거덜내는 정책에서 예외였던 정권은 이 나라에 없다. 대통령 바람과는 달리 이 정권 역시 그 전철을 밟고 있는 변변치 못한 정권 중 하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통령에게는 딱한 일이 되겠지만, 대통령의 근엄한 훈육에 귀 기울일 농민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장밋빛 FTA 환상을 믿는 농민도 없다. 자체가 거대한 양로원이 되어 가고 있으며, 농업은 고통스럽게 자연사하고 있다. 대통령은 농업의 구조조정을 말했으나, 조정할 만한 구조도 우리 농업에 남아있지 않다"며 "퀭한 눈과 앙상한 뼈마디만 남겨 놓고 있는 중환자의 침대 옆에서 '이제 당신도 당신 스스로 살아 봐라'라고 말하는 대통령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하냐"는 개탄으로 성명을 끝맺었다.

심상정 민노당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농민 비하 발언을 질타하며 노 대통령을 '제2의 박정희'로 규정했다. ⓒ연합뉴스


민노당 "盧, 여론호도하지 말라"

김형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한미FTA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한 노 대통령 발언을 질타하고 나섰다.

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을 거짓말쟁이로 모는 표현"이라며, 노 대통령이 쇠고기 수입을 막아 쇠고기 값이 비싸다고 주장한 데 대해 "지금까지 누가 쇠고기 수입 자체를 원천적으로 부정해 왔는가"라고 물은 뒤 "뼈가 포함된 쇠고기가 광우병우려가 있다는 것이 이미 검증된 사실이었고, 우리는 그것을 문제삼아 왔다. 그런데 오히려 의제가 아닌 것을 미국이 FTA의 조건인양 고집했고 협상단이 무너져 왔던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농업도 시장의 힘과 시장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데 도대체 한나라의 국가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강한 부분은 키우고 약한 부분은 보호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놓으려 치면 도대체 국민들은 국가에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여전히 FTA를 이익의 관점이 아닌 선악의 개념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협상 내용은 공개치 않고 FTA에 반대한다고 거짓말쟁이로 모는 것은 대통령 스스로도 협상의 내용을 잘 모르고 있거나, 여론을 호도하는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라고 거듭 노 대통령 발언을 질타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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