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원로들과 성주 군민들, 야당 의원들이 27일 한 목소리로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주의 국민행동(상임대표 함세웅 신부)과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드 반대 사회원로-각계인사 기자회견'을 가졌다.

함세웅 신부는 기자회견에서 "100년 전 큰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침락할 때 고종을 비롯해 무능한 당시 정권의 담당자들이 제대로 저항을 못했다. 더 부끄러운 것은 이완용 등 매국노, 5적, 7적, 10적들이 자발적으로 일본의 노예가 됐다"며 "우리 청와대, 국방부, 외교부 관료들이 자발적으로 미국의 노예가 되려 하는 썩어빠진 정신을 타파해야 한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또한 이날이 6.25전쟁 정전협정 63주년임을 상기시키며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뜻있는 분들은 남북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국의 강력한 반대와 방해로 평화협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남북 평화협정, 1953년의 군사정전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만 한다면 사드문제는 저절로 극복하는 쉬운 방편"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동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대외협력단 실무위원은 "삼십 몇년 만에 묻지마 여당 땅이던 성주 군민들이 의식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사드라는 괴물이 성주 군민을 단결시키고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주고 의식이 성장해가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전날 성주 방문에 대해선 "나름 진전이 있지 않았나 싶다. 대표적으로 사드배치 결정에 관해 정부의 결정과정이 잘못됐다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시인했고 환경평가에 주민 참여를 약속했고 국방부 배치과정에 잘못이 있으면 청문회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새누리당에서 대화창구를 개설해 얘기하자고 했다"며 "시간을 끌기 위해 그런 얘기를 하는건지, 진정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런 간담회 결과가 충실히 수행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야원로들은 또한 더민주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제1야당인 더민주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비현실적인 논법으로 중차대한 문제를 피해가고 있다"며 "안보논쟁에 말려들어 정권교체에 도움이 될 게 없다는 무책임-무정책의 단견"이라며 더민주를 질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주의국민행동,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전국여성연대, 자유언론실천재단, 4월혁명회,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재야원로, 시민단체를 비롯해 더민주 설훈-소병훈, 정의당 김종대, 무소속 김종훈-윤종오 의원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