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이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4대 주택지수가 급락하고 재건축아파트값 하락폭이 커지는 등 잠시 멈칫하는듯 싶던 아파트거품 파열에 다시 가속이 붙는 양상이다.
4대 주택지수 모두 급락, 신도시는 폭락세
9일 부동산포탈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전국 7백32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3월 첫째 주(3월 2일~3월 8일) 정례조사결과, 주택시장지수는 7.4포인트 급락한 72.0으로 나타났다.
서울이 8.7포인트 하락해 74.3을 기록했고 경기도는 4.6포인트 하락한 71.5를 나타냈다. 신도시는 무려 23.6포인트 폭락한 63.1를 기록했고, 지방도 6.2포인트 하락한 66.8로 나타났다. 주택시장지수는 지난 4주동안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재차 급락함으로써 향후 아파트값 추가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주택시장지수를 구성하는 4대 관련 지수도 모두 100미만으로 급락했다. 이들 지수는 100미만시 향후 시장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낸다.
향후 3개월후 집값을 전망하는 가격전망지수는 8.9포인트 하락한 91.7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1.7포인트 떨어진 91.7, 경기도는 5포인트 하락한 97.4로 조사됐다. 신도시는 90.0으로 무려 30포인트나 주저앉았다. 전국이 모두 하락해 2주간 지켜온 100선이 붕괴된 데다 반등이 시작된 4주 전 수준(2월 8일, 91.7 기록)으로 내려앉아 집값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다시 우세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수 강도를 나타내는 매수세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서 7.1포인트 떨어진 58.2를 기록했다. 서울이 9.8포인트 하락한 65.7로 조사됐고 경기도는 1.6포인트 하락해 54.2다. 신도시는 30포인트 폭락한 40.0을 기록했다.
매수세지수 58.2는 최근 1년 중 최저 수치이며, 지난 2005년 8.31대책 발표 직후(2005년 9월1일, 60.8 기록)보다도 낮은 수치로 매수세 위축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매 및 전월세 실제거래량을 나타내는 거래량지수도 50.0으로 7.6포인트 하락해 4주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서울이 8.1포인트 하락한 44.4, 경기도는 2.6포인트 떨어진 56.6으로 조사됐다. 신도시는 18.3포인트나 급락하며 45.0를 기록했다. 경기도에서는 재건축 단지들이 포진된 과천시와 성남시, 의왕시에서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부동산시장에 나와있는 매물의 양을 가리키는 매물량지수도 6포인트 떨어진 88.1로 5주 만에 다시 하락했다. 서울이 5.6포인트 하락해 95.2로 조사됐고 경기도는 8.9포인트 하락한 78.0을 기록했다. 신도시는 15.8포인트 떨어진 77.5
매물량지수 88.1는 1.11대책 발표 직후(1월 18일, 88.4 기록)에 근접한 수치로, 매물 적체가 다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물량지수가 100미만이면 매물량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은 강남구와 송파구 등 강남권에서 하락폭이 커져 한 주 만에 다시 1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잠시 주춤하는듯 싶던 아파트값 하락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강남 대치동 아파트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최병성 기자
강남 재건축아파트값 급락,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
주택지수가 급락한 것과 동시에,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8일 또다른 부동산포탈 <부동산 114>이 발표한 '2월 재건축 동향률'에 따르면, 지난 1월 5개월만에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수도권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7개월 만에 하락했다.
서울지역의 경우 △동대문(1.16%), △서대문(1%) 등의 지역만이 소폭 상승세를 보였을뿐, △강서(-1.55%), △송파(-1.33%), △강동(-0.96%), △강남(-0.74%) 등 1월보다 강남권의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서울지역 전체로 -0.68%의 하락을 나타냈다.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송파구의 경우 잠실동 주공5단지 36평형이 약 9천만원 가량이 떨어졌다. 강동구는 고덕주공5,6단지가 하락했다. 강남의 경우 개포동 주공4단지, 시영 등이 하락했다. 시영아파트 10평형의 경우, 1월말 약 5억4천만~5억5천만원에서 현재 5억~5억2천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공4단지 13평형은 1월말 대비 약 7천만~8천만원 가량 하락해 3월초 현재 7억~7억2천만원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2006년 7월 -0.11%를 보인 이래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남양주(0.12%)만 소폭 올랐을 뿐, 1월 상승세를 보였던 △용인(-2.52), △평택(-1.49%), △과천(-1.04%) 등은 모두 하락세로 반전됐다. △광명(-0.11%), △성남(-2.29%)은 두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폭등했던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18평형의 경우 1월말 9억~11억원 수준에서 최근 상한가가 10억원 수준으로 1억원가량 떨어졌다.
<부동산 114>측은 "주택법 개정안 처리가 3월 임시국회로 연기됐으나 워낙 거래가 없는 상황이라 별다른 영향은 받지 않고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사업성 악화를 우려해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늘어나며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