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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의 '김성재의 모따 태클' 해명은 궤변

'동업자 의식' 망각한 위험한 백태클, 감싸기에만 급급

프로축구 경남FC가 지난 8일 2006 삼성하우젠 K리그 8라운드 홈경기에서 김성재가 성남 공격수 모따에게 행한 태클에 대하여 "모따의 부상은 안타깝지만 김성재의 태클은 정당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13일 밝혔다. 이와 함께 당시 경기중 김성재의 태클상황에 관한 동영상을 홈페이지(http://www.gsndfc.co.kr)에 공개했다.

경남은 "김성재의 파울 당시를 비디오로 분석한 결과 정확하게 볼을 건드린 태클이었다"며 "김성재가 볼을 가지고 있는 모따의 옆에서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으며, 그의 오른발이 볼을 먼저 건드렸다"고 주장했다.

경남이 공개한 동영상을 살펴보면 경남에서 주장하는 대로 김성재의 위치는 모따의 측면이었으며 분명 김성재의 오른발이 모따가 드리블하던 볼에 닿는 것이 확인된다.

그러나 당시 플레이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경남의 '정당한 태클' 주장은 비신사적이고 위험천만한 플레이에 대한 자기합리화에 다름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김성재 플레이는 비신사적이고 위험천만했다

상황은 모따가 공을 몰고 경남진영 센터서클을 넘고 있는 상황이었고, 김성재는 모따를 추격하며 수비하던 상황이었다. 모따가 드리블하며 약간 길게 컨트롤해 놓은 볼을 김성재가 태클로 빼내려고 하는 과정이었는데 두 선수의 진행 방향을 살펴보자면 모따도 경남진영으로 전력질주 하던 상황이었고, 김성재도 경남진영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선수간의 위치는 모따가 김성재보다 약간 앞선 위치에 있던 것이 확인된다. 물론 위치상으로보면 김성재가 모따의 오른쪽 측면에 있던 것이 맞다. 그러나 진행방향을 놓고 살펴보자면 실제로는 모따의 뒤에 있었다고 봐야하는 것이 옳다.

이 상황에서 모따는 경남진영 중앙방면인 오른쪽 전방으로 볼을 몰고 가려고 했고 김성재는 반대로 모따의 왼쪽 볼의 진행방향으로 태클을 시도했다. 모따의 위치가 김성재보다 약간 앞선 상황에서 전방으로 드리블하던 중 위치상으로는 모따의 측면에서 태클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겠으나 볼의 진행방향으로 보자면 사실상 백태클로 봐야 한다.

국제대회였다면 김성재는 퇴장감

실제로 문제의 태클당시 김성재의 오른발은 공에 터치되고 있으나 거의 같은 시점에서 김성재의 왼쪽무릎은 모따의 오른쪽 뒷종아리 부위에 닿아있었다. 결국 볼을 걷어내긴 했으나 김성재의 왼쪽무릎은 모따의 오른쪽 발목이 완전히 꺾어질 정도로 압박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 위험천만한 플레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정당한 태클은커녕 퇴장을 주지 않은 심판의 판정이 이상할 정도였다. 만약 월드컵 또는 권위있는 국제대회였다면 당연히 퇴장감이었다.

김성재는 태클하던 당시 모따와의 신체적인 충돌을 감수하고 태클한 것이다. 더 나쁜건 그 태클로 인해 본인 뿐 아니라 모따에게도 부상의 위험이 있음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위험한 플레이를 감행한 것이다. 동업자 의식이 실종되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남은 버젓이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려놓고 정당한 태클이었음을 거듭 주장하며 한편으로는 모따에게 쾌유를 바란다는 선수단과 임직원 명의의 서신을 함께 올려놓고 있다. 피해선수에게 진정한 사과의 의미가 담긴 글이라기보다는 면피용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경남에서 그렇게 정당성을 주장한 그 태클을 당하고 부상을 입은 모따는 빨라야 넉달 이후에나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다고 한다. 정당하고 안전하고 신사적인 플레이었다면 그런 플레이로 인해 전치 4개월짜리 부상을 입을 선수는 없다.

선수들에게 동업자의식을 심어주고 위험한 플레이를 자제시킬 의무는 구단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남은 제 식구 감싸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경남의 태도에서도 보여지듯 '안전불감증'은 K리그 그라운드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현재 경남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김성재의 비신사적인 태클로 인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축구팬들의 글들로 가득하다. 경남구단이 지금이라도 '눈가리고 아웅'식의 면피용 미봉책을 버리고 분노한 축구팬들의 요구에 상응하는 후속조치를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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