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들, 한국관광객들 근처에도 안 가려 해"
"홍콩은 감염 병원은 물론, 살고 있는 아파트 동까지 밝혔다"
홍콩에서 한인 매체인 <위클리홍콩>을 발행하고 있는 권윤희 대표가 4일 전한 현지상황이다.
권윤희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10여년전 사스로 큰 고통을 겪었던 홍콩인들이 지금 메르스에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한국정부에 대해 폭발 직전의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인 메르스 감염자가 홍콩을 거쳐 중국에 출장을 간 사건과 관련, "일단 확정 판정을 그때 받지 않았지만 잠복기인 상태에서 홍콩을 갔던 것에 대해서 홍콩사람들은 너무 당황스러워하고, 그거에 대해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정부가 홍콩정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감염 병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홍콩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어느 지역에서 발생을 했는지 아파트 이름과 동까지 다 밝혔고, 어느 병원에서 지금 치료를 받고 있고 어느 빌딩에서 어느 회사에서 발생을 했는지 정확하게 다 알려줘서 시민들이 각자 스스로 알아서 조심을 하게끔 서로 투명하게 밝혔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너무 베일에 다 쌓여있는 상태에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잖나. 이러니까 스스로 서로를 못 믿고 정부도 못 믿고 하는 이런 상황을 만드는 걸 절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이번에 홍콩 정부도 우리나라 정부에 병원을 공개하라고 얘기했잖나. 홍콩 시민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시민이 많은데. 자기네 시민도 바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공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메르스 사태가 몰고온 한국의 대외신인도 하락과 관련해서도 "지난번에 세월호 사태 이후로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지기는 했는데, 이번에 또 메르스에 대한 대응책이 세월호와 비슷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점점 우리나라의 환자들이 넘쳐나고 전국적으로 퍼져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고,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이나 또 우리나라 정부 자체를 못믿겠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홍콩사람들이 한국여행 가는 것을 포기를 한 사람이 많고요. 단체여행객들도 취소하는 사태가 많이 발생을 하고 있어요"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홍콩인들의 한국인 접촉 기피에 대해서도 "제 개인 경험으로 제가 이번 주 토요일에 홍콩 친구를 만나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엊그제 한국에 갔다가 돌아왔어요. 그랬더니 홍콩 친구들이 저를 당분간, 잠복기 14일 이후에 만나자고. 한국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도 꺼리더라"고 탄식했다.
그는 한국정부에 대해 "무엇보다 어느 지역에서 발생을 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하고요. 특히나 병원 같은 곳은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감염이 더 높을 수도 있죠. 그건 무슨 일이 있어도 정확하게 밝혀야지, 국민들이 그러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 주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라며 감염 지역과 병원 등을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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