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친박핵심들, 우병우 수석 비위 뒷조사?"
"'성완종 리스트' 파문 야기한 우병우 제거 나섰나"
<경향>은 이날 <누가, 왜 우병우 민정수석의 뒤를 캐는가… 친박, ‘흠집내기’로 자진사퇴 유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4월 중순 국회 주변에선 친박계 핵심 실무자 등이 우 수석 부인의 농지법 위반 여부를 포함해 우 수석과 관련된 서너 가지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소문의 내용은 제법 구체적이었다"면서 400억원대 재산으로 행정부 공개대상자 중 재력 1위인 우 수석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을 활자화했다.
<경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2일 우 수석의 배우자 이모씨(47) 등 자매 4명이 경기 화성시의 농지를 대규모 취득한 사실이 거론됐다.
이씨 등은 전체 4929㎡(약 1493평) 면적의 화성시 동탄면 중리 292·293번지 토지를 7억4000만원에 매입했다. 자매 4명이 각각 1억8500만원을 내고 지분 4분의 1씩(1232.25㎡) 사들였다. 이 땅은 작고한 우 수석의 장인이 운영해온 기흥CC 골프장과 인접해 있다.
두 필지의 땅은 모두 지목이 농지에 해당하는 밭이다. 이씨 등은 11월15일 동탄면사무소에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주재배 예정 작목을 ‘더덕·도라지’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실제 밭 이랑에는 흙 위에 덮인 흰색 비닐 위로 더덕·도라지가 자라고 있었다. 농지 고랑마다 일부 잡풀이 나 있었지만 바로 아래 현지인이 관리한다는 밭보다 상태가 양호했다. 그러나 평(3.3㎡)당 약 50만원짜리 땅에 더덕·도라지를 키우고 있는 셈이어서 투자 대비 효과는 떨어졌다. 한 농민은 “지가가 평당 3만~4만원만 돼도 더덕·도라지를 재배해서는 이익을 거두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 등은 농업경영계획서에서 노동력 확보방안에 대해 ‘자기 노동력’과 ‘일부 고용’을 중복 표시했다. 영농 경력에는 ‘신규’, 향후 영농 여부는 ‘계속’이라고 적었다. ‘도시 주부’들이 1493평 규모의 밭을 직접 일구겠다고 신고한 것이다. 이씨 등은 모두 자동차로 1시간가량 걸리는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에 살고 있다. 지역 주민은 “골프장 회장 지시로 직원들이 밭농사를 짓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우 수석이 장인 사망 이후 골프장과 건설업체를 상속받는 과정에서 세금을 체납한 사실이 있는지, 민정수석에 부임하면서 가족이 갖고 있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직무관련성 심사를 제대로 받았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경향>은 "우 수석에 대한 뒷조사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조사 때와 그 배경과 양상이 비슷하다"면서 "채 전 총장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로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을 흔들었다면, 우 수석 지휘하에 진행된 경남기업 수사는 결과적으로 친박 정치인들에 대한 사정 국면을 조성해 범정부적으로 선포한 ‘부패와의 전쟁’을 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친박실세들이 파문을 야기한 우 수석을 제거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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