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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위, 외환銀 매각 안 알려줘"

금감원"매각 알려줬으면 두달간 자체 정밀 검토했을 것"

2003년 론스타로 외환은행 매각 당시 외환은행 매각실무팀장이 론스타측의 검은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등 당시 매각에 관여했던 정부 관련부처들이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여기에다가 감사원이 10일 "당시 금감원 실무자가 상급자 지시로 외환은행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낮췄다"는 중간조사결과까지 밝히자, 금감원은 즉각 이를 부인하며 발끈했다.

특히 금감원은 자신들이 당시 외환은행 매각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회의에 참석했던 금감위측이 매각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외환은행 BIS문제를 일상적으로 가볍게 처리했다며 금감위측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금감원, "금감위가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10일 <뷰스앤뉴스>와 만나 "금감위가 책임을 금감원 쪽으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강력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외환은행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 논란의 핵은 외환은행측이 제시한 6%대 비율을 왜 자체 점검하지 않고 수용했냐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강원 외환은행장이 5.4%라고 보고했다는 2003년 7월15일의 이른바 10인회의에는 금감위의 김석동 감독정책국장이 참여했지 금감원에서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후 김석동 국장은 금감원에 외환은행의 BIS를 다시 검토해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외환은행측으로부터 팩스로 BIS자료를 넘겨받아 은행과 조정작업을 거쳐 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 금감위는 외자유치에 필요해서라는 말만 했을뿐, 외환은행 매각때문에 BIS비율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은 결코 하지 않았다"며 "만약 매각 때문이라고 말했다면 금감원은 두 달 정도에 걸쳐 자체적으로 외환은행 BIS비율을 정밀 재검토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위원회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원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이 '론스타게이트 의혹규명 및 외환은행 매각중단을 위한 금감위 규탄대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금감원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통상적으로 은행이 제출한 BIS자료를 타은행과 비교해, 예컨대 대우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다른 데는 70%를 쌓았는데 왜 당신 은행은 10%만 쌓느냐는 식으로 조정할 뿐"이라며 "그러나 은행 매각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선 자체적으로 정밀 검토를 하는 게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금감위가 마치 우리 책임은 전무하다며, 책임소재를 금감원과 재경부 쪽으로 떠넘기는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금감위측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당시 BIS비율 검토 업무를 총괄했던 백재흠 금감원 은행검사 1국장도 1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3년 7월21일 외환은행에서 BIS 비율 전망치를 받아 '외환은행의 경영현황 및 지도방안'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만들었으며 7월25일 열린 금감위 간담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감원은 외환은행에서 자료를 받아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금감위에 전달한 역할 밖에 없다"면서 "당시 금감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외환은행 '매각'이라는 단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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