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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빈 아파트' 속출, 입주율 30~70%

공급 과잉 결과, 아파트거품 파열 급속 확산

수도권과 지방에 불꺼진 새 아파트가 늘어가고 있다.

준공후 정식 입주기간이 끝난 뒤에도 매매가 안돼 잔금을 마련하지 못했거나 전.월세입자를 찾지 못해 비어 있는 것이다. 살 던 집이 팔리지 않아 못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공급이 많았던 충청권을 비롯해 실수요보다 외지인 등 투자수요가 많았던 지역에서 극심해 일부 사업지에는 잔금 부담 때문에 해약을 요구하는 곳까지 등장하고 있다.

8일 충남 서산시의 중개업소에 따르면 동문동 한라비발디, 석림동 중앙하이츠, 동문동 코아루 등 새 아파트의 정식 입주기간이 최고 한 달 가량 지났지만 실 입주율이 30-70% 선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입주가 시작된 현진에버빌도 넉달여간 70% 수준이다. 이 지역은 2004년 분양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립과 기아자동차 서산 공장 건립 소문이 돌며 외부 투자수요가 많았던 곳이다.이 때문에 직접 입주하지 않고 팔려는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는 뚝 끊겼다. 프리미엄은커녕 매매가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매물도 있다.

일부 분양대금을 납부하지 못한 사람은 위약금을 부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건설사에 해약을 요구하기도 한다.

H건설 관계자는 "이미 잔금을 내고도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못들어 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서산시 동문동 G부동산 관계자는 "분양당시 떴다방 등 웃돈 작업으로 300만-500만원씩 주고 분양권을 샀던 사람들이 팔려고 내놓아도 살 사람이 없어 고통받고 있다"며 "매매를 못한 사람은 모두 전세로 내놓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입주율이 저조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 일대 새 아파트도 공급과잉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입주가 시작된 교촌동 한승미메이드는 737가구중 30%선인 200여가구만 입주했고, 지난 해 12월말 장대동 대우푸르지오(562가구)도 실제 입주 가구는 20-30%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주인들은 분양가에 등기비와 후불제 이자 정도를 붙여 팔려고 하지만 거래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교촌동 H공인 김모 사장은 "분양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재료로 수도권 외지인들이 2-3채씩 사들였는데 준공이 돼도 살 사람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거래가 끊기면서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하순께 입주가 시작된 충북 오창지구 우림필유 아파트(1천602가구)도 입주율이 60%선에 그친다. 이 지역도 실거주보다 투자 수요가 많았었다.

인근 O공인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거의 없는데도 매기가 끊겼고, 일부는 손절매도 하고 있다"며 "중대형인 47평형의 경우 연체 이자와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만 연 1천만원 이상 발생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말과 12월말 각각 입주를 시작한 강원도 원주시 개운동, 단구동 한신휴플러스 2단지(478가구)와 1단지(762가구) 역시 입주기간을 넘겼지만 50-60% 정도만 입주를 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작년 연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부산 서면 대림e편한세상과 전북 전주시 서신동 대림e편한세상도 입주율이 각각 35%, 65%선에 그치고 있다.

부산 서면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많은 편이어서 새 아파트도 수요가 없다는 게 문제"라며 "건설사나 입주자 모두 자금회전이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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