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라크 2-0 꺾고 27년만에 아시안컵 결승행
이정협-김영권 연속골로 결승 직행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5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전반 20분 이정협의 결승 헤딩골과 후반 5분 김영권의 추가골이 이어지며 2-0으로 이겼다.
특히 이정협은 결승골에 이어 김영권의 추가골까지 돕는 1골-1도움의 활약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승리로 2007년 아시안컵 4강전에서 이라크에 당한 승부차기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한 한국은 1988년 대회(준우승) 이후 27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하면서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55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한 전진을 이어갔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1골씩만 터트리는 아쉬운 공격력을 펼친 한국은 8강전에 이어 4강전까지 두 경기 연속 2-0 승리를 맛보며 한층 높아진 결정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27일 열리는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간 4강전 승자와 오는 31일 오후 6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이라크를 상대로 슈틸리케 감독은 전방 공격진에 '신데렐라' 이정협을 꼭짓점으로 좌우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한교원(전북)을 배치한 4-2-3-1 전술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정협의 뒤를 받치는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는 '황태자' 남태희(레퀴야)가 맡은 가운데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더블 볼란테로 출격했다.
김진수(호펜하임)-차두리(서울)가 좌우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고, 중앙 수비수는 김영권(광저우 헝다)-곽태휘(알 힐랄) 조합이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는 믿음직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맡았다.
전반 초반부터 신중하게 이라크 공략에 나선 한국은 전반 3분 만에 기성용의 크로스에 이은 한교원의 헤딩 시도가 빗나가면서 첫 번째 골 기회를 놓쳤다.
마침내 기다리던 선제골은 전반 20분 터져 나왔다.
손흥민이 미드필드 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김진수가 차올리자 골지역 정면에서 번쩍 솟아오른 이정협이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이라크의 오른쪽 골대 구석에 볼을 꽂았다. 이정협의 이번 대회 2호골이자 A매치 3호골이었다.
반격에 나선 이라크는 전반 25분 '캡틴' 유누스 마흐무드가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27분 손흥민의 강한 슈팅이 또 한 번 골키퍼 정면을 향하는 등 공세를 퍼부으며 전반을 1점차로 앞선 가운데 마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남태희를 빼고 2009년 3월 이라크를 상대로 골맛을 봤던 이근호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잠시 조직력이 흔들린 한국은 후반 2분 만에 상대방이 길게 찔러넣은 볼을 골키퍼 김진현이 골대를 비우고 멀리까지 나와서 처리하려다 실패하면서 잠시 위기를 맞았다.
흐트러진 상황을 한 번에 정리한 것은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 김영권이었다.
김영권은 후반 5분 손흥민의 코너킥 이후 문전에서 혼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정협이 후방에서 올라온 볼을 몸으로 밀어 떨어뜨리자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강한 왼발 슈팅으로 이라크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김영권의 발을 떠난 볼은 수비수 발을 맞고 살짝 꺾이면서 골키퍼가 손쓰기 어려운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2골을 앞서가는 동안 체력을 많이 소진한 태극전사들은 후반 10분 이후부터 조직력이 약해지면서 이라크의 집중 공세를 받으며 위기에 빠졌다.
'맏형' 차두리는 후반 12분에는 한국 진영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이라크의 두르감 이스마엘이 시도한 슈팅을 엉덩이로 막아내는 투혼을 펼치며 위기 탈출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비 안정 차원에서 후반 35분 남태희를 빼고 장현수(광저우 부리)를 투입한 한국은 후반 38분 상대 공격수의 쇄도를 차두리가 페널티지역에서 지능적인 어깨싸움으로 볼을 빼내며 또 한 번 실점 상황을 막아냈다.
이라크의 거칠어진 대응을 지혜롭게 넘긴 한국은 마침내 2-0 승리를 확정하며 이번 대회에서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의 기쁨도 함께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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