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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이기고도 웃을 수 없는 이유

맨유와의 승점차 좁혀지지 않고, 공수밸런스 '엇박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연패를 노리는 첼시가 좀처럼 추스려지지 않는 팀분위기로 인해 울상이다.

첼시는 리그 초반 핵심선수들의 부상으로 팀전력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거액을 들여 영입한 골잡이 셰브첸코와 미드필더 발락의 부진으로 "헛돈만 썼다"는 비난을 받는 가운데 뜻밖의 팀에 일격을 당하는 등 스타일을 있는대로 구겼다.

또한 이번 겨울이적시즌 들어 조르제 무리뉴 감독의 경질설이 대두되는 한편 선수영입에 관한 무리뉴 감독과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팀분위기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으나 선수들의 무리뉴 감독에 대한 지지발언이 이어지고 구단주의 화해제스처로 인해 가까스로 봉합됐다.

첼시, 불안정한 전력에도 겨울이적시즌 선수보강 '제로'

그러나 첼시는 그 와중에 이번 겨울이적시즌에 단 한 명의 선수도 보강하지 못했다. 존 테리, 애쉴리 콜 등 부상에 신음하는 수비진의 공백을 메울 필요성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보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핵심수비요원인 애쉴리 콜의 부상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첼시로서는 측면수비의 불안을 시즌 막판까지 감수해야한다.

그나마 최근 셰브첸코가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고, 부상으로 이탈했던 골키퍼 체흐와 수비의 핵 존테리가 복귀하면서 한결 활기를 되찾으며 선두추격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 첼시로서는 위안거리다.

그러나 이런 위안거리에도 불구하고 시즌초반 첼시를 힘들게했던 공수밸런스의 '엇박자'는 결국 개선되지 못했고, 이와같은 약점은 전반기와 같은 양상으로 후반기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현재의 수비진에서 주전선수 중 누군가가 또 다시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 첼시는 리그 3연패의 희망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따라가자고 하기엔 너무 커보이는 '승점 6점'

공수밸런스의 문제가 첼시에게있어 내부적인 문제라면 외부적인 문제로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탄탄해지는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전력이다.

지난 시즌 의외의 팀에게 심심치않게 덜미를 잡히며 첼시의 2연패를 도와줬던 맨유 올 시즌 들어서는 좀처럼 하위팀에게 패배하는 등 실수를 범하지 않고 꾸준히 선두자리를 지키며 첼시와의 승점차도 6점에서 더이상 좁혀지지 않고 있어 첼시로서는 점점 마음이 다급해지고 있다.

승점 6점이라는 격차가 더욱 더 커보이는 이유는 좀처럼 약화되지 않는 맨유의 전력때문이다. 이번 겨울이적시즌에 깜짝영입한 스웨덴 출신의 '득점기계' 라르손이 연일 골퍼레이드를 펼치고 있고, 박지성이 부상에서 복귀, 한층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팀의 새로운 비밀병기 노릇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슬럼프에 빠져있던 웨인 루니와 루이 사하도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첼시로서는 맨유와의 6점차라는 승점의 차이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고 있다.

마치 사이드아웃 1회에 1점씩 가산되는 랠리포인트 방식의 배구처럼 첼시가 한 번 이기면 맨유도 똑같이 승리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지금의 추세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다면 맨유의 정상탈환은 이미 결정나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지난 1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리그 경기에서 맨유와 첼시는 각각 왓포드와 블랙번을 대파했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루니의 부활과 팀전력의 건재함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경기때 마다 씹는 껌을 더욱 더 박력있게 씹어댔지만 첼시의 무리뉴 감독은 팀의 대승앞에서도 그저 담담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이맘때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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