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러시아 출장중에 '외교 전문' 통해 잘려
새정치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을 걱정"
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이 공식 업무차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도착 첫날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측으로부터 ‘장관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장관이 해외 순방을 하고 있는 동안 대사관에서 외교 전문 형식을 빌려 장관직 경질을 통보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유 전 장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국관광주간(6월 9~15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6월 12일 120여 명의 의료인 등을 이끌고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다음날인 6월 13일 청와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의 개각을 발표하며 정성근 당시 아리랑TV 사장을 새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문제는 정성근 후보자가 이후 한 달여 만에 국회 인사청문회 벽을 못 넘고 자진 사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7월 17일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유 전 장관을 아예 면직시켜 버렸다. 유 전 장관으로선 두 번에 걸쳐 모양새를 구긴 셈이다.
보도를 접한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7일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문체부 국장과 과장이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런 보고를 누구에게 받았는가? 누가 대통령께 이런 보고를 했는가? 공식라인의 보고인가? 아니면 비공식 실세의 속삭임이었는가?"라면서 "그런데 올바른 소리만하는 유진룡 장관만 해임되었다. 박근혜 정부 총리, 장관 청문회에서 가장 괜찮은 평가를 받았던 유진룡 장관만 날아간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유진룡 장관이 러시아 출장 중에 대사관에서 외교 전문 형식을 빌려 장관직 경질을 통보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는 정부고위관계자의 증언마저 보도되었다"면서 "국민들은 이제 대통령을 걱정하고 있다. 그리고 정윤회라는 비선실세와 그 딸, 그리고 최순실이라는 사람들을 의심하고 있다. 이 혼란을 정리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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