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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나에 대한 정치공세"

인혁당-유신판사 공개에 "돌아가신 분 안타까우나 역사가 평가할 것"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의 법원의 인혁당 사법살인 판결과 과거사위원회의 유신 판사 명단공개와 관련, "나에 대한 정치공세이고 한풀이 정치"라고 주장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 "왜 하필 지금 그런 발표하나"

박 전 대표는 31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의 기자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법원의 인혁당 무죄 판결과 유신판사 명단 공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당 대표를 하던 시절부터 그러지 않았나. 이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왜 하필 지금 그런 발표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법살인된 인혁당 희생자들에 대해서 "돌아가신 분들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지난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이고 이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인데, 그러면 법 중 하나가 잘못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인혁당 사건과 긴급조치 위반사건 등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는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당시 사건에 대해서는 역사와 국민이 평가를 할 것이고 정부가 이렇게 하는 것도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혁당 판결과 유신판사 명단 공개들을 자신에 대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 ⓒ연합뉴스


2005년 12월에는 "한마디로 가치 없는 모함"

박 전대표의 이같은 주장은 인혁당 희생자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긴 했으나, 국정원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의 '인혁당 사법살인' 결론때 이를 자신에 대한 모함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했던 것과 근본적으로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5년 12월 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조작한 것'이라는 국정원 과거사위의 발표에 대해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것이며 모함"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었다.

그는 "김형욱 전 중정부장 실종사건도 처음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개입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가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둔갑시켰고, 정수장학회도 제대로 된 서류가 있는데 진실위에서 날짜를 위조하면서 강탈했다고 주장했다"며 "국정원 진실위의 주장은 정당성이 없고,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우리 역사를 왜곡해 함부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과거사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었다.

"박근혜는 '역사성 검증'이 넘어야 할 산"

박 전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인혁당 유족은 물론, 야당들과 심지어는 한나라당내에서도 비판 여론을 증폭시킬 전망이다.

법원의 인혁당 무죄판결후 인혁당 유족들은 과거 박전대표의 '모함' 발언을 상기시키며 사과를 요구했고,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도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교수 등도 기명칼럼을 통해 마찬가지 요구를 했다. 또한 한나라당내 홍준표 의원이나 인명진 윤리위원장도 박 전대표에게 사과를 주문했다.

그러나 박 전대표가 이번에 또다시 이를 "나에 대한 정치공세"로 규정함에 따라 또다시 비판여론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전서울시장은 '도덕성 검증'이 넘어야 할 산이라면, 박 전대표는 '역사성 검증'이 넘어야 할 산"이라며 "박 전대표가 사과 요구가 나오기 전에 먼저 인혁당 희생자들 유족을 찾아가 사과하면 극적 반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을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 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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